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8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차세대 원자로, 인공지능(AI)·반도체·양자 기술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전쟁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호르무즈해협에서의 자유로운 통항이 가능하도록 긴밀한 공조도 이어가기로 했다. ◇차세대 SMR 공동연구이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단독 오찬에 이어 정상회담을 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후 “AI·양자·우주·원자력·바이오 등 양국 협력의 핵심축인 첨단산업과 과학 기술을 산업과 시장으로 연결하기 위한 협력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국이 공동으로 해당 분야 투자를 유치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반도체 기업과 연구기관 간 교류를 통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로 했다.
양국은 항공협정 개정서, 우주산업 진흥 협력 이행 약정, 바이오기술 분야 양자기술 협력 양해각서(MOU) 등도 맺었다. 정부가 최근 ‘7대 시드(SEED·씨앗)’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분야 중 바이오, 우주·항공, 양자는 프랑스 기술이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정상 간 합의로 해당 기술 개발에 협력하기로 한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은 “차세대 원자로 개발과 중장기적인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 협력을 더욱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양국은 우라늄 농축 등 원자력 전(全)주기에서 힘을 모으기로 한 데 이어 소형모듈원전(SMR) 공동연구도 수행한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계기로 MOU 9건을 포함해 총 16건의 문서에 서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방한한 마크롱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다. 올해로 수교 140주년을 맞은 한·프랑스의 정상 간 상호 국빈 방문이 5개월 만에 이뤄졌다. ◇李 “호르무즈 공조 지속”정상회담에서는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논의도 이뤄졌다. 프랑스는 호르무즈해협 항행 재개를 위한 국제 연대를 가장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프랑스는 미국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중동 지역에 호위함, 전투기 등을 배치하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로부터 호르무즈해협에 군사적으로 기여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공동 언론 발표에서 “양국은 호르무즈해협에서의 항행 자유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이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양국은 앞으로도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복과 재건을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지난 4월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도 중동 전쟁이 야기한 에너지 위기 대응 전략을 공유하고 호르무즈해협 수송로 확보를 위해 협력하자는 의지를 다졌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양국 20여 개 기업이 참석한 한·프랑스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을 계기로 프랑스 AI 스타트업인 미스트랄AI에 수천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행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류재철 LG전자 사장, 성 김 현대자동차그룹 사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최수연 네이버 사장 등이 참석해 양국 경제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파리=김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