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이 일본 증권회사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에 현지 중소형 증권사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미래에셋이 인수 대상 한 곳을 확정하고 법률 검토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증권가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본지 8월 27일자 A1면 참조
8일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일본 현지 증권사 인수 추진 사실이 보도된 지난달 26일 이후 온라인 증권사 마쓰이증권의 주가는 6.4% 상승했다. 이마무라증권, 미토증권, 아이자와증권그룹, 마루하치증권 등 다른 중소형 증권사의 주가도 올랐다.
일본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인수 대상 증권사 한 곳을 확정한 뒤 법률 검토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가가 오른 이들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 실제 인수 후보가 포함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경제주간지 도요게이자이는 이날 “한국에서 노무라·다이와증권에 비견되는 위상을 지닌 미래에셋증권이 일본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며 “급성장하는 ‘신(新)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래에셋은 기존 증권사의 고객 기반과 영업망을 확보한 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상품과 자산관리(WM) 서비스를 결합해 일본 개인투자자 시장에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일본에서 증권업을 새로 시작하려면 금융당국의 인허가와 전산 시스템 구축, 고객 확보 등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기존 증권사 인수가 시장 진입 기간을 단축할 수단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인수 대상의 규모와 사업 모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쓰이증권은 일본 온라인 증권업의 선구자로 자체 브랜드와 거래 시스템, 두터운 개인투자자 기반을 갖춘 회사다. 다만 상장 중견 증권사인 만큼 인수 시 기존 지배주주와의 경영권 협상과 인수 비용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아이자와증권과 도요증권은 해외주식 영업 경험을 갖춘 독립계 증권사라는 점에서 미래에셋의 글로벌 상품 전략과 비교할 만한 회사들이다. 미래에셋이 일본 투자자에게 미국·글로벌 ETF를 판매하려는 목적이라면 해외투자에 익숙한 고객과 영업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은 2019년 다이와증권그룹과 합작해 일본 현지법인 글로벌X 재팬을 설립했다. 현재 일본 증권사 인수 작업은 글로벌X 재팬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ETF 운용사업에 증권사 판매망을 결합해 일본 자산관리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도쿄=최만수 특파원/전예진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