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하반기 채용 키워드는 'AX 역량'

입력 2026-09-08 17:34
수정 2026-09-09 00:16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인공지능 전환(AX) 역량’을 검증하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 단순히 인공지능(AI)을 잘 쓰는지를 평가하겠다는 게 아니다. AI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집중적으로 검증하겠다는 취지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신입 채용 자기소개서 항목으로 ‘AI 경험’을 추가했다. AI를 활용해 기존 방식보다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한 경험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채용을 진행한 SK하이닉스는 자기소개서에 ‘직무 전문성’과 ‘AI 기반 문제 해결 경험’ 관련 내용만 적도록 했다. 개인용 컴퓨터(PC)와 생성형 AI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한 뒤 발표하는 방식으로 면접 전형도 전면 개편했다.

전자업계만의 일이 아니다. 두산은 하반기 신입 채용에서 AI 역량 테스트를 처음 도입한다. 전 직무 공통으로 AI 활용 역량을 평가하는 과정이다. 이 테스트에서 특정 상황과 과제가 주어지면 지원자는 AI를 활용해 제한시간 30분 안에 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두산 관계자는 “AI와 효과적으로 협업하기 위해 적절한 프롬프트를 구성하고, 생성된 결과를 검토·개선해 최종 결과물을 도출하는 역량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AI 문제 해결 능력을 신입 채용 평가 항목으로 도입했고, 현대글로비스는 서류전형 통과자를 대상으로 전략게임과 영상면접을 결합한 AI 역량 검사를 시행한다.

HD현대는 일상생활에서 AI를 쓴 경험을 직무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자기소개서에 기재하라고 주문했다. KT는 서류 합격자를 대상으로 AX 직무역량평가를 별도로 시행할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일부 직군에서 AI 툴 활용 능력을 우대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AI 엔지니어 직무를 신설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AX가 기업 생존의 필수조건이 되면서 AI 인재 확보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챗GPT,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가 고도화하면서 이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업무 성과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으로선 AI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비용과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한 인사팀 관계자는 “기업들은 지원 직군 및 분야와 무관하게 AI 역량을 주요 신입 평가 항목으로 포함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기존 임직원을 평가할 때도 AI 역량을 평가 대상에 넣는 추세다. 올해 들어 삼성, LG 등 국내 주요 기업은 AI 활용 능력을 임원 고과 주요 항목으로 반영하고 있다. 사내 생성형 AI 활용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원종환/정상원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