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는 6.6㎡에 불과한 고시원이 단기 임대를 통해 30㎡ 원룸보다 임대료를 더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월 단위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수요가 몰리며 나타난 역전 현상입니다.”
박형준 스페이스브이 대표(사진)는 8일 “공실률을 낮추고 수익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 기존 월세를 단기 임대로 전환하는 임대인이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인중개사 출신인 그는 국내 최대 부동산 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를 운영하고 있다. 이달 30일부터 이틀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집코노미 박람회’에서 ‘단기임대 시장의 현황과 미래’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국내 임대차 시장은 2년 단위 전세와 월세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그러나 직주근접 수요, 인테리어 공사, 출장, 병원 통원 등 다양한 생활 패턴 변화로 단기 임대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과거에는 장기간 거주를 통한 ‘주거 안정’이 핵심 가치였다면, 이제는 필요에 따라 이동하는 ‘주거 유연성’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전세의 월세화와 함께 단기 임대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시장 확대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단기 임대 거래의 약 90%가 이뤄지는 삼삼엠투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상반기 거래액은 15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거래액의 80% 수준에 달했다. 거래 규모는 2021년 600건에서 2023년 2만 건, 지난해 16만 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상반기 12만 건을 넘어섰다. 그는 “전국 임대차 가구가 약 1000만 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로, 10~20배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며 “올해는 연간 기준으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전·월세 물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단기 임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단기 임대는 전·월세의 단순 대체재라기보다 별도의 수요가 형성된 시장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신축 공급이 크게 줄면서 주거 환경은 악화하고 임대료는 오르는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비아파트 신축을 통해 같은 가격대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체 주거지를 꾸준히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