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민 동의하는 선까지 개헌"…헌정회 "여야 합의하는 선 내에서"

입력 2026-09-08 17:24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이 정부서 개헌은 없다'고 한 발언을 두고 "한 두가지 조건을 내걸었는데 크게 걸림돌이 되는 조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에서 개헌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하면서 국민의힘이 제시한 조건을 사실상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헌정회관에서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 정대철 회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어제 제가 이야기하기를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원칙을 지키면서 우리는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사실 모든 게 다 들어가 있다"며 "그것은 별로 걸림돌이 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날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민의 요구를 반영한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통령이 중임제 개헌도 언급했는데 '연임 안 한다', '재판받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 한다"며 "혹시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이를 통해 재판을 미루겠다는 의도인가"라고 했다.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 포기와 임기 후 재판 수용 등을 개헌의 전제조건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개헌의 구체적인 범위와 관련해서도 문을 열어뒀다. 그는 "권력구조의 문제는 국민들이 허용하는 선까지 가면 된다"며 "결선투표의 포함이건 중임제의 포함이건, 분권을 어느 정도까지 하는지 수준이건 현재 우리 국민이 동의하는 선까지 하면 된다"고 말했다. 개헌의 출발점으로는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5·18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고 부마항쟁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것은 개헌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5·18 특별법을 만들고 망월동 묘지를 만들고 전두환·노태우를 처단하고 5·18이 문민정부의 정체성이라고 규정한 분"이라며 "우리 대한민국 국회가 적어도 5·18 정신을 수용하는 위에서 모든 것을 출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런 부분에 입각해 당은 열린 자세로 민주주의 원칙을 지키면서 개헌 문제를 제기하며 토론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대철 헌정회장도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김 대표에게 "정부에 할 말은 하고 충고하는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 헌정회는 요새 개헌운동을 벌이고 있다"며 "분권형 대통령 책임제로 개헌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만 헌정회는 여야 합의를 전제로 한 개헌을 주문했다. 김상호 헌정회 대변인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는 민주당의 적자 중의 적자니까 민주당 정신과 김대중 정신에 입각해서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이끌어줬으면 한다는 게 당부사항이었다"며 "개헌은 여당이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야당의 협조를 얻어서 여야가 합의하는 선 내에서 개헌을 추진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