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정책·규제 영향을 크게 받는 시장이지만 결국 수요의 힘이 작동하기 마련입니다. 시장경제는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을 위해 거래하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손', 즉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 질서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한경닷컴은 매주 수요일 '주간이집' 시리즈를 통해 아파트 종합 정보 플랫폼 호갱노노와 함께 수요자가 많이 찾는 아파트 단지의 동향을 포착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목동에 20년 만에 신축 오피스텔이 공급된다는 소식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중대형 위주로 공급돼 전용 114㎡ 기준 평균 분양가가 30억원을 웃도는 고가임에도,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이 맞물리며 예비 청약자들의 발길이 몰렸습니다.
9일 아파트 종합정보 앱 호갱노노에 따르면, 9월 첫째 주(8월 31일~9월 6일) 방문자 수가 가장 많았던 단지는 '목동윤슬자이'(651세대·2030년 입주)였습니다. 이 기간 6만8395명이 다녀갔는데, 통상 주간 방문자 수 1위 단지가 3만~4만명대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준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 셈입니다.
이 단지는 옛 KT 목동 부지에 지하 6층~지상 최고 48층, 3개 동, 전용면적 114~203㎡ 총 651실 규모로 조성됩니다. 청약통장·주택 소유·거주지역과 무관하게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할 수 있으며, 100% 추첨제로 당첨자를 선정합니다. 당첨자 발표는 11일, 계약은 13~14일입니다.
분양가는 전용 114㎡ 기준으로 30억원 안팎입니다. 115㎡A타입은 28억1800만~33억4400만원, 114㎡C타입은 28억5800만~33억4400만원입니다. 117㎡C-T1은 26억~31억4000만원, 118㎡C-T2와 119㎡A-T1은 각각 25억5000만~31억4000만원, 120㎡A-T2는 28억2000만~31억4000만원, 120㎡A-T3는 25억5000만~28억1000만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인근의 '하이페리온(2006년·403세대) 전용 119㎡가 마지막 거래였던 지난 5월 31억원 수준에서 거래됐던 것을 고려하면, 신축 아파트가 20년 안팎의 구축과 비슷한 가격대에 나온 셈입니다.
목동윤슬자이는 목동의 핵심 입지에 들어서는 신축이라는 것만으로 장점이 크지만, 동시에 '오피스텔'이라는 상품적 한계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단지 사업지가 토지 용도상 아파트를 지을 수 없는 '일반상업지역'이기 때문에 주거시설과 비주거시설이 7 대 3의 비율로 들어섭니다. 오피스텔 외에 각종 근린생활시설이 함께 들어서며 상업시설 일부도 향후 분양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오피스텔은 아파트에 비해 선호도가 낮고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목동윤슬자이는 편견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습니다. 2024년 오피스텔 건축기준이 개정되면서 발코니 설치가 허용됐고, 덕분에 발코니 외부에 아파트와 동일한 대형 창호를 적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커뮤니티 역시 최근 대규모 신축 아파트 못지않습니다. 3000평 규모의 '콩고드 클럽 바이 조선'이 들어서는데,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위탁 운영합니다.
실제로 지난 3~6일 나흘간 개관한 견본주택에도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견본주택을 방문한 한 예비청약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외부에서 몇 시간을 기다렸고, 내부에 들어가서는 제대로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사람들이 북적였다"고 전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목동윤슬자이의 청약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선 목동 신시가지 1~14단지로 이뤄진 목동 일대 권역이 모두 재건축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목동윤슬자이는 목동이라는 입지와 신축 상품성에 얼마만큼의 프리미엄을 인정받을지를 시험하는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하이엔드 오피스텔'의 시장성도 동시에 검증된다는 이유입니다. 시장에 아파트에 준하는 외관과 평면에 고급 커뮤니티까지 갖춘 주거형 오피스텔이 대규모로 공급되는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가운데, 고급 아파트형 오피스텔 상품이 시장에서 통할지 시험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청약 결과를 살펴볼까요. 전날 진행된 청약 결과 651실 모집에 3788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5.81 대 1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청약 결과가 그대로 계약까지 이어질지는 끝까지 지켜봐야 합니다. 이 단지는 100% 추첨제로, 당첨되더라도 미계약 시 불이익이 없기 때문입니다. 경쟁률이 높았더라도 실제 계약률은 저조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시행사 역시 이를 고려해 수분양자의 구매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는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모양새입니다. 우선 중도금 이자 후불제를 적용하고, 대출금리가 연 2.5%를 넘으면 초과분 이자는 사업 주체가 부담합니다.
여기에 시스템에어컨·공기청정기·냉장고·일체형 세탁건조기·식기세척기·인덕션·광파오븐 등 주요 가전을 기본 제공합니다. 수입 주방가구와 이탈리아산 포셀린타일·세라믹 패널, 엔지니어드스톤 현관 디딤석·욕실 선반, 지문인식형 도어록 등도 기본 사양에 모두 포함해 계약 포기 유인을 최소화하고, 체감 분양가를 낮추는 데 주력했습니다.
목동의 상징성을 짊어진 이번 하이엔드 대전에서 수만 명의 방문 열기가 탄탄한 '실계약'으로 최종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