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밀어낸 AI…美 대표 우량주의 얼굴이 바뀐다

입력 2026-09-08 13:55
수정 2026-09-08 14:06

미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대형 우량주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100에서 제외된다. 빈자리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련 기술기업들이 채우면서 미국 증시의 무게중심이 전통 소비재에서 첨단 기술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P다우존스인디시즈는 최근 정기 지수 개편을 통해 오는 21일 미국 증시 개장 전 나이키를 S&P100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S&P100은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미국을 대표하는 대형 우량기업을 선별한 지수다. 나이키는 S&P500에는 계속 남는다.

이번 개편에서는 델테크놀로지스와 팔로알토네트웍스, 아리스타네트웍스, 샌디스크가 S&P100에 새로 편입된다. 이들 기업은 각각 AI 서버와 사이버보안,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장비, 데이터 저장장치 분야를 담당하고 있어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수혜 기업으로 평가된다.

나이키의 지수 제외는 장기간 이어진 주가 부진과 맞물려 있다. 나이키 주가는 2021년 기록한 고점과 비교해 75% 이상 하락했으며,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약 2640억달러에서 570억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2000억달러가 넘는 기업가치가 사라진 셈이다.

경쟁력 약화의 배경으로는 소비자 직접판매 전략의 부진과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가 꼽힌다. 나이키가 직접판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기존 도매 유통업체와의 관계가 약해진 데다, 중국에서는 안타스포츠와 리닝 등 현지 브랜드의 성장으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이번 지수 개편은 단순히 나이키 한 기업의 부진을 넘어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산업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과거에는 운동화와 의류를 판매하는 글로벌 소비재 기업이 대표 우량주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AI 연산을 뒷받침하는 서버와 네트워크, 저장장치, 사이버보안 기업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