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와 경영권 연구모임인 C&G(Control & Governance)포럼(회장 김민기 카이스트 교수)이 지난 7일 ‘M&A, 기업의 운명을 바꾸는 거래’를 주제로 정기 세미나를 진행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국내 M&A 시장의 주요 동인을 관찰하고, 성공적인 매각과 딜 구조 설계의 중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민기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 김희경 법무법인 도영 대표변호사, 안성진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 원장, 이화령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 정승환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천진석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 한주훈 카이스트 경영공학부 교수 등이 참석했다.
발제를 맡은 김희경 대표변호사는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 저가커피 프랜차이즈 3사의 출구 전략을 비교하며, 매각자(Sell-side) 관점에서 M&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최대주주 할증평가 시 최고 60%에 달하는 상속세와 상장 문턱 등을 고려할 때 평생 키운 회사의 가치를 현금으로 바꾸는 현실적인 출구 전략은 M&A”라며 “같은 금액의 거래라도 세금, 숨은 빚(우발채무) 등 위험 요소, 가치 이견 등을 통제하는 딜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례를 M&A 딜 구조의 관점에서 분석하며 “현재 공개된 영풍과 MBK 파트너스의 경영협력계약 조항을 보면 MBK의 의결권 확보 및 추후 콜옵션 행사가 가능한 구조”라며, “이는 영풍이 경영권을 지키려 한 것이 아니라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엑시트’를 노렸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포이즌필이나 영국의 의무공개매수 제도처럼 사전에 의무와 기한을 규정하는 규칙이 없다 보니 24건 이상의 민·형사 소송 및 가처분 등이 이어지고 있다. 결국 MBK를 위해 설계됐다 실패한 딜의 막대한 비용을 고스란히 고려아연 주주들이 감당하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국내 M&A 시장의 현실과 제도적 한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고려아연 사례에 대해 천진석 교수는 “합리적인 경제적 이득을 넘어 양측 모두에게 퇴로가 없는 감정적 소모전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효상 원장은 “영국이나 일본처럼 일정 지분 확보 시 잔여 지분 전체를 매수하도록 강제하는 의무공개매수 제도가 정착돼 있었다면 과도한 지분 매집 경쟁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국내 스타트업의 상장 성공 비율이 낮은 현실에서 M&A는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승환 교수는 “저가커피 매각 사례에서 보듯 CRM 등 내부 시스템의 완성도와 글로벌 전략적 투자자(SI) 유치 여부에 따라 기업가치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내 자본시장에 미국(포이즌필 등)이나 영국(의무공개매수 등)처럼 지배권 다툼을 사전에 규율할 명확한 기준이 부족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소모적인 분쟁을 막고 건강한 M&A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관련 법적 가이드라인과 제도적 보완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배경민 한경닷컴 기자 bk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