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자담배 규제 벗어난 '無니코틴 담배' 수요 늘었다

입력 2026-09-07 18:00
수정 2026-09-08 00:05
전자담배로 분류되지 않는 무(無)니코틴 액상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니코틴 액상에서도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에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니코틴 용액 수입량은 올해 들어 6월까지 총 244t으로 작년 한 해 162t을 크게 웃돌았다.

무니코틴 용액이란 천연·합성 니코틴을 포함하지 않는 전자담배용 액상이다. 지난 4월 합성니코틴으로 만든 전자담배용 액상을 담배의 일종에 포함시키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이 시행됐다.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에 담배소비세,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등이 부과되고 온라인 판매가 금지되자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구하기 쉬운 무니코틴 액상 담배로 수요가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무니코틴 제품은 법적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식약처가 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식약처 지정 담배 검사 기관은 현행법상 담배로 분류되는 제품만 유해성분을 분석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무니코틴 액상 대부분은 식약처가 지정·관리하는 흡연 욕구 저하제와 흡연 습관 개선 보조제 등 의약외품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문제는 무니코틴 제품에서 건강에 유해한 성분이 검출된다는 점이다. 식약처는 6월 유사니코틴이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무니코틴 제품을 대상으로 유해성 평가를 시행했다. 그 결과 무니코틴을 표방한 일부 제품에서 니코틴이 검출된 데 이어 유사니코틴 물질 ‘6-메틸니코틴’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사니코틴은 니코틴과 비슷하게 중추신경계를 자극하는 역할을 하지만 국내외에서 충분한 유해성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물질이다.

2024년 청소년건강패널조사에서는 과일향 등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를 통해 흡연을 시작한 청소년 비율이 86.3%에 달했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무니코틴 탈을 쓴 유사니코틴에 중독된 청소년이 결국 가장 강력한 담배를 찾는 관문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무니코틴에 이어 이제는 제로(0) 메틸니코틴을 표방한 제품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며 “규제 사각지대를 악용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니코틴 함유 여부가 아니라 흡연 제품 자체를 기준으로 한 강도 높은 관리·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관계 부처와 함께 규제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스더/이시은 기자 esth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