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부정 평가가 61.1%로 긍정 평가(36.0%)를 압도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어제 공개된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의 ‘경제 현안 국민 인식조사’다. 부정 평가 61.1% 중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 비중이 44.6%로 ‘잘못하는 편이다’(16.5%)보다 훨씬 많았다. 그만큼 불신의 강도가 센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올해 성장률 전망이 3%대로 올라서고 사상 처음 ‘연 수출 1조달러 돌파’가 유력해지는 등 경기 회복세가 가파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과다. 부정 평가는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았다. 분야별로 부동산 및 주거 정책에 대한 부정 평가가 65.7%로 가장 높았다. 정부 출범 후 코스피지수가 두세 배나 올랐지만 ‘자본시장 정책’ 부정 평가도 61.7%에 달했다. 물가·민생경제(61.2%), 산업·경제성장(59.0%) 정책 역시 10명에 6명꼴로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강한 장악력을 앞세워 정책을 밀어붙이다가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다. 경영 개입 논란을 부른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 증시 변동성을 증폭시킨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등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이 시장의 불안과 불만을 키웠다. 이런 정황은 청와대 정책실장을 결국 사퇴하도록 한 정부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부동산 세제 개편도 마찬가지다.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지적에도 징벌적 과세를 밀어붙인 결과는 서울 비강남권 주택값 급등과 전·월세 매물 급감이었다. 이제라도 세금으로 집값을 잡으려는 정책과 비거주자를 투기꾼 취급하는 편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성장을 앞세워 집권한 뒤 규제로 치닫는 일이 반복되면서 시장 피로감이 커졌다는 점도 직시해야 한다. 세 차례 상법 개정으로 기업은 구조조정,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재무적 활동에 큰 애로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반대에서 보듯 노란봉투법도 경제 전반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모양새다. ‘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던 조사국을 사실상 부활시키고 거액의 과징금·과태료를 남발하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위시해 행정부 내 반기업 정서 또한 걱정이다.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방향으로의 정책 대전환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