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가치 상승에 가슴 쓸어내린 제이알리츠…1415억 채무 덜었다

입력 2026-09-07 17:58
수정 2026-09-07 17:59
이 기사는 09월 07일 17:5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최근 원·유로 환율 하락을 활용해 해외 부동산 투자 과정에서 쌓인 환헤지 관련 채무를 1400억원 넘게 줄였다. 지난 4월 400억원 규모 전자단기사채를 갚지 못해 회생절차를 신청한 뒤 채권단과 경영 정상화를 협의하고 있는 만큼 재무 부담을 덜어줄 호재로 평가받는다.

7일 제이알글로벌리츠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환정산 관련 총채무는 2079억원으로 지난 5월 말 3494억원보다 1415억원 감소했다. 5월 말 기준 총채무는 환정산금을 내기 위해 이미 빌린 차입금 1636억원과 앞으로 지급해야 할 환정산 보증채무 1858억원으로 구성돼 있었다. 최근 스와프은행들과 협의해 일부 금액을 조기에 정산하면서 보증채무가 443억원까지 줄었다.


제이알글로벌리츠가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서면서 환율 급등에 대비해 맺은 ‘환율 보험’의 정산 부담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제이알글로벌리츠가 투자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는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원화 가치가 유로화에 비해 떨어지면 환헤지 계약에 따라 스와프은행에 지급해야 할 돈도 빠르게 불어난다. 반대로 원화가 강해지면 지급 부담은 줄어든다.

실제 지난 5월 말 유로당 1756.46원이던 원·유로 환율은 이달 4일 1572.94원으로 약 10% 떨어졌다. 제이알글로벌리츠 관계자는 “파생상품 계약 특성상 시장 환율에 따라 정산금액이 직접 움직인다”며 “파이낸스타워의 자산 규모가 커 환율이 소폭만 내려가도 스와프은행에 지급해야 할 환정산금이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환헤지 부담은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유동성 위기를 키운 요인 가운데 하나다. 회사는 유로화 환율 급등으로 자회사 환헤지 정산금 부담이 커진 데다 파이낸스타워 가치 하락에 따른 현금유보(cash trap)까지 겹치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지난 4월 만기가 돌아온 400억원 규모 전자단기사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현재는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여부 결정을 보류한 채 채권자와 자율적으로 구조조정 방안을 찾는 자율구조조정지원(ARS) 절차를 밟고 있다. ARS 협의기간은 오는 14일까지다. 파이낸스타워 감정평가를 둘러싼 영국 소송도 진행 중으로 지난달 변론이 끝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측은 이번 조기 정산이 정상화 작업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고환율로 환정산 보증채무가 큰 부담이었는데 이번 조기 환정산으로 관련 재무 부담이 상당 부분 완화됐다”며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향후 경영 정상화 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