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반 세기를 넘긴 장수 과자들이 가을 카페 옷을 입고 젊은 층 공략에 나선다.
해태제과는 가을 카페 음료와 디저트를 과자로 재해석한 '가을 카페 에디션'을 한정 출시한다고 7일 밝혔다. △맛동산 밤라떼맛 △샌드에이스 크림라떼맛 △자유시간 로열밀크티맛 △오예스 베이크하우스 얼그레이&쇼콜라맛 4종이다.
밤이나 고구마 같은 제철 원물 맛에 머물던 기존 가을 한정판과 달리 '나른한 오후 3시의 가을 카페'라는 공간과 디저트 문화를 앞세웠다. 포장에도 베이지 톤과 종이 질감을 살려 카페 분위기를 냈다.'신상' 대신 '익숙한 변주' 택한 이유한정판에는 해태제과 주력 제품이 총출동했다. 52년 차 에이스(1974년생)를 비롯해 51년 된 맛동산(1975년생), 42년차 오예스(1984년생) 등 대표 제품의 평균 나이는 47.5세에 달한다.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의 최근 1년(2025년 7월~2026년 6월) 온·오프라인 구매 추정액 기준 에이스는 864억원, 오예스는 727억원, 맛동산은 601억원어치가 팔리며 장수 스낵 상위 10위권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연간 수백억원대 매출을 안정적으로 내는 든든한 효자지만, 브랜드 노후화는 과제다.
해태제과가 신제품 대신 장수 브랜드의 '변주'를 택한 이유는 효율성이다. 제과업계에서는 히트 상품 기준을 월매출 10억원 안팎으로 보지만, 신제품을 롱런 브랜드로 안착시키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기존 생산 설비가 수십 년간 입맛을 길들인 간판 제품 위주로 짜여 있어 새로운 생산 라인을 늘리기도 부담스럽다.
결국 높은 인지도로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도 트렌디한 맛을 더해 젊은 층의 호기심을 끌고, '올드한 과자'라는 낙인을 떼어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실제 해태제과는 여름철 얼려 먹는 '쿨 에디션'과 피스타치오를 접목한 '두바이 스타일', 한투운용 ETF와 협업한 'ACE' 에디션 등 기존 틀을 깨는 시도를 이어왔다.젊은 층 잡는 '장수 과자의 회춘'…제과업계 새 공식장수 제품의 옷을 갈아입히는 시도는 제과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오리온이 31년 된 '미쯔'에 황치즈를 더해 화제를 모았고, 농심도 1980년 나온 '포테토칩'에 엽기떡볶이와 교촌치킨 등 외식 메뉴를 결합해 젊은 소비자를 끌었다. 롯데웰푸드 역시 40년 넘은 꼬깔콘에 야외 포차 문화를 입힌 '야장 시리즈'를 선보였다.
해태제과는 이번 출시를 앞두고 대학생 대상 시제품 조사를 진행해 타깃층 선호도가 높은 배합을 확정했다. 오리지널 고유의 맛은 지키면서 요즘 카페에서 인기인 라떼와 얼그레이 풍미를 정교하게 더했다는 설명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디저트 문화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가 친숙한 과자에서 새로운 재미를 찾도록 구성했다"며 "가을 오후 3시의 여유로운 카페 감성을 과자로 즐겨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