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대출 문턱 못 넘는데” LH ‘정부 기준 무시’

입력 2026-09-07 08:31
수정 2026-09-07 08:33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부 기준보다 높은 한도와 낮은 금리의 사내 주택대출을 운영해 온 것으로 밝혀지면서 주택정책을 집행하는 공공기관이 정작 직원 대출에서는 정부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특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LH는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직원들에게 828억 9689만원, 총 1029건의 사내 주택자금을 신규 대출했다.

주택 구입 자금은 384억 7957만 원으로 505건, 임차 자금은 444억 1732만 원으로 524건에 달했다.

LH의 임차 자금 기본 지원 한도는 수도권·광역시와 도청 소재지, 특별자치지역, 경남 진주시에서 9000만 원이다.

자녀 수에 따라 최대 5000만 원을 추가 지원해 일부 직원은 최고 1억4000만 원까지 사내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재정경제부의 ‘공공기관의 혁신에 관한 지침’은 공공기관 직원 주택자금 대출의 1인당 한도를 7000만원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금리도 정부 기준보다 낮았다. LH가 적용하는 임차 자금 대출금리는 공사의 가중평균 차입이자율에 따른 3.28%로 정부 기준인 한국은행 공표 은행가계자금 대출금리 4.46%보다 낮은 수준이다.

주택 구입자금 대출에서는 정부 지침상 적용해야 하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적용하지 않았다. 정부 지침은 대출 물건에 근저당을 설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LH는 보증보험과 근저당권 설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운영했다.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자금대출과 사내대출을 중복 이용하는 것도 가능했다. 디딤돌대출 등 주택도시기금 대출과의 중복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국민에게는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주택정책 집행기관인 LH가 정부 기준보다 유리한 조건의 대출을 운영하고 기준 완화까지 요구하는 것이 공정한가”라고 지적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