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앞두고 유통·식품업계가 자금 압박을 겪는 중소 협력사를 위해 납품·결제대금을 잇달아 앞당겨 집행하고 있다. 신세계·현대백화점·롯데·대상 등 주요 기업들이 집행하기로 한 자금 규모만 3조원을 넘어섰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SSG닷컴 등 3개사를 통해 협력회사 납품대금을 최대 12일 앞당겨 지급한다. 명절 전 원자재 구매와 상여금 지급 등으로 단기 자금 수요가 급증하는 협력사의 현금 흐름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조기 지급분과 기존 정기 지급분을 합친 총 집행 규모는 1조9500억원이다.
신세계는 "평상시에도 월 3~4회 대금을 정기 정산하고 있으며, 2011년부터 동반성장펀드를 조성해 금융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백화점그룹도 1만여 협력사에 결제대금 2738억원을 기존 지급일보다 최대 9일 이른 오는 21일 조기 지급한다. 현대백화점과 현대지에프홀딩스, 현대홈쇼핑, 한섬 등 15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지급 대상 협력사는 지난해 추석(9000여 곳) 대비 1000여 곳 늘었고, 지급액도 전년 동기(2107억원)보다 약 30%(631억원)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은 이와 별도로 연간 60억원 규모의 무이자 대출 제도도 운용 중이다.
롯데그룹 역시 27개 계열사가 동참해 1만2000여 중소 파트너사에 납품대금 9495억원을 평균 8일 먼저 지급한다.
식품업계에서는 대상이 243개 협력사에 400억원 규모의 결제대금을 지급 완료했다. 당초 예정일보다 한 달가량 앞당겨 추석 3주 전에 자금 집행을 마쳤다.
신세계·현대백화점·대상·롯데 등이 밝힌 조기 대금 집행 규모를 더하면 3조2133억원에 달한다. 명절 대목을 앞두고 납품업체의 재고 확보와 공급망 안정이 필수적인 유통 대기업과 운전자금 확보가 시급한 협력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다만 기업별 집행액 기준에는 차이가 있다. 정기 결제액을 합산해 전체 유동성 공급 규모를 밝히는 곳이 있는 반면 순수 조기 지급분만 집계하는 곳도 있어, 앞당긴 지급 일수와 대상 업체 수, 평소 정산 주기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실질적인 지원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