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한국의 호르무즈해협 개입을 ‘전쟁 참여’로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정부의 파병 셈법이 복잡해졌다. 정부가 검토하는 전력은 감시, 수색, 기뢰 제거 등 비전투 임무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이란은 이를 적대적 군사행동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서다.
레바논의 친헤즈볼라 매체 알마야딘은 이란의 한 고위 안보·정치 당국자가 “호르무즈해협에서 한국이 이란에 맞서는 행동을 한다면 이를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침략이자 전쟁 참여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지난 4일 보도했다.
한국 정부가 검토하는 군사적 기여 방안은 전투병력 파견과 거리가 있다. 군 안팎에서는 P-8A 포세이돈 해상초계기와 폭발물처리반(EOD), 해군 군수지원함 등이 거론돼 왔다. P-8A는 넓은 해역의 함정과 잠수함을 탐지·추적하는 해상초계기로 공격 능력도 갖췄지만, 호르무즈에서는 감시·정보수집과 수색 지원 임무가 주로 거론된다. EOD는 기뢰와 폭발물을 탐지·제거하고, 군수지원함은 함정에 연료와 물자 등을 공급하는 지원 전력이다.
청와대도 파병이 곧 대규모 전투병 투입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4일 “한 명이든 두 명이든 현장에 가게 되면 그것은 ‘파병’이라고 규정된다”며 “일반인이 파병이라고 하면 전투나 대규모 병력을 바로 연결시키지만 꼭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만나 파병 여부와 관련해 “진척된 것은 없다”며 “고민이 깊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프랑스 국빈 방문길에 오른 이 대통령은 8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프랑스가 영국과 함께 호르무즈해협 자유 통항을 위한 국제 공조를 주도하는 만큼 관련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김다빈/김형규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