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트레이(용기)를 가공한 스마트폰 소재, 낡은 유니폼으로 만든 키링(열쇠고리)….
국내 기업들이 6일 자원순환의 날(매년 9월 6일)을 맞아 폐기물 재활용에 앞장서고 있다. 순환 경제에 대한 관심을 확산해 기후 위기 극복과 환경 보호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주로 제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메모리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고부가 자원으로 활용한다. 반도체 트레이가 대표적이다. 반도체 트레이는 실리콘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옮길 때 쓰는 도구로, 통상 고품질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삼성전자는 이를 재가공한 뒤 스마트폰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가전제품 설치 후 남은 포장용 스티로폼을 가공해 플라스틱 혼합 신소재로 쓰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폐기물 6859t을 줄였다.
SK텔레콤은 지난 3일 자원순환 캠페인 ‘리파인 데이’를 열었다. 임직원이 기부한 중고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 등의 전자기기를 각종 부품과 원료로 재활용하기 위한 행사다. SK텔레콤은 회수한 기기의 상태와 활용 가치 등을 평가해 이에 상응하는 재제조 기기를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를 통해 취약계층 아동에게 지원할 예정이다.
GS리테일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2일 폐전자제품 수거 행사를 열었다. 총 700여 명이 참여해 1000대 이상의 폐전자제품을 수거했다. GS리테일은 수거 제품을 재활용해 자원 선순환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색 행사를 열어 소비자의 자원 절약을 독려하는 기업도 있다. 진에어는 오래 쓴 승무원 유니폼을 수거해 가방 등에 부착할 수 있는 키링을 제작했다. 무선 이어폰 등 작은 소지품을 간편하게 수납할 수 있는 형태로, 자원순환의 날 당일 운항하는 항공기를 탄 일부 고객에게 증정할 예정이다. 스타벅스는 제주 지역 매장에서 개인 컵 사용을 장려하는 ‘다다익선 캠페인’을 개최했다. 4일부터 3일간 개인 컵으로 제조 음료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친환경 메모 패드를 증정했다. 이 메모 패드는 대전 및 청주 지역 스타벅스 매장에서 수거한 우유 팩을 활용해 만들었다. 배스킨라빈스도 일회용 플라스틱 수저를 가공해 만든 키링을 선보였다.
한국패션협회는 4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자연순환 마켓’을 운영했다. 이를 위해 무신사와 영원아웃도어, 지오다노 등 국내 패션기업 16곳이 재고 의류를 비롯한 패션제품 약 2만 점을 기부했다. 기부 제품은 소비자에게 할인 판매하고, 수익금은 폐섬유 재활용과 취약계층 자립 지원 등에 쓸 계획이다.
정부도 자원순환 우수 기업을 선정해 재활용 문화 확산을 독려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4일 킨텍스에서 ‘제18회 자원순환의 날’ 기념식을 열고 유한양행, 엔에이치 리사이텍 컴퍼니, 유일산업, 인테크 등 기업에 표창을 수여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