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삶에도 자폐 아들 걱정…전국민 울린 '피터팬 아빠' 전경철씨 별세

입력 2026-09-06 17:07
수정 2026-09-06 18:31

MBC ‘실화탐사대’,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등에 출연해 중증 자폐 아들에 대한 안타까운 부성애로 시청자들을 울린 ‘피터팬 아빠’ 전경철 씨가 지난 5일 별세했다. 향년 63세.

정유진 발달장애지원전문가포럼 대표는 6일 SNS(소셜미디어)에 “9월5일 밤 7시56분 전경철 피터팬 아빠가 먼 길을 떠났다”고 부고를 전한 뒤 “장례는 평소(생전 고인의) 뜻에 따라 무빈소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전 씨는 중증 자폐성 장애 진단을 받은 26세 아들 제원 씨를 20년 넘게 홀로 키우며 정신 연령이 2세 수준에 멈춘 아들을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피터팬’이라 불렀다. 지난해 간암 말기 진단과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그는 자신의 치료보다 홀로 남을 아들부터 걱정했다.

지난달 방영된 유퀴즈에서 전 씨는 “1년 넘게 전국 시설 1000여곳 문을 두드리며 (자신이) 떠난 뒤 혼자 남겨질 아들이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만들어주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과정을 기록한 에세이 ‘안녕 피터팬’을 쓴 그는 ‘피터팬 아빠’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중증 자폐 아들의 거처를 찾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자 후원이 이어져 마침내 아들의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고인은 이후 저서 인세와 관련 수익을 피터팬 재단 설립 기금으로 기부, 자신의 아들과 같은 중증 발달장애인 등이 존엄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돌봄 공동체 ‘네버랜드’ 설립을 추진해왔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