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세수 확보를 위해 온라인 성인물 시장 합법화에 눈을 돌렸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4년 넘게 전쟁을 벌이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의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의회는 성인물 제작 등에 대한 형사처벌을 완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심의 중이다. 우크라이나는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성인물의 제작부터 유통, 소지가 모두 불법이다. 기소될 경우 최대 징역 7년 형까지 받을 수 있다.
다만 실제로는 대규모 성인물 산업이 형성돼 있다. 일부 업체들은 부패한 경찰의 비호를 받고 있기도 하다. 특히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세무당국이 성인물 제작자들에게 세금 납부를 요구해 논란됐다. 성인물 제작으로 얻은 소득을 신고할 경우 스스로 불법 행위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당국에 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의회 재정위원장인 야로슬라우 젤레즈냐크 의원은 "세금을 내지 않으면 탈세 혐의로 처벌받고, 세금을 내면 성인물 관련법 위반으로 처벌받는다"며 "희비극적인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세무당국은 성인용 온라인 플랫폼 온리팬스의 영국 모회사 피닉스 인터내셔널로부터 우크라이나 모델들의 수입과 관련한 자료를 얻었다. 2023년의 경우 우크라이나 국민 7900명이 온리팬스에서 1억3100만달러(약 1800억원) 이상의 수익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세무당국의 세금 고지 이후 일부 우크라이나 성인 모델들은 해외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아예 외국으로 이주하거나, 몇주에 한 번씩 국경을 넘어 인근 국가에서 온라인 방송을 하는 식이다. WSJ는 이 같은 활동으로 얻은 수입에 대한 세금은 우크라이나가 아닌 다른 나라에 납부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의회는 성인물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추진했다. 합법화를 통해 연간 최대 2500만달러(약 337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젤레즈냐크 의원은 추산했다. 전쟁 비용 측면에서는 미미한 금액이지만, 드론 3만대를 구입할 수 있는 액수다.
젤레즈냐크 의원이 공동 발의한 법안은 지난 7월 의회의 1차 표결을 통과했다. 현재는 2차 심의를 앞두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성인물을 합법화해달라는 국민청원에 대해 의회가 검토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성인물 합법화 국민청원을 주도한 건 성인모델 스비틀라나 드보르니코바다. 그는 온리팬스에서 구독자 100만 명을 확보한 인기 모델이다. 드보르니코바는 청원에서 "정부는 나를 범죄자로 낙인찍을 것이 아니라 내가 낸 90만달러(약 12억원)의 세금에 감사해야 한다"며 "그 돈으로는 군용트럭 100대나 드론 2000대를 구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