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 믿고 8시간 산행했다가…해발 4000m서 조난

입력 2026-09-05 08:33

인공지능(AI)에 의존해 등산 계획을 짠 미국인 청년 3명이 해발 4000m급 섀스타산에서 길을 잃고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예상한 등반 시간은 8시간이었지만 실제 정상까지는 16시간이 걸렸고, 준비한 식량과 물도 턱없이 부족했다.

4일(현지시간) ABC방송 등에 따르면 미 산림청(USFS) 산악구조대는 지난달 31일 캘리포니아주 섀스타산에서 정식 등산로를 벗어나 고립된 청년 3명을 발견했다.

이들은 초보 등산객이었다.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활용해 등산 코스를 짜고 필요한 준비물을 챙겼다. 그러나 실제 필요한 양보다 훨씬 적은 식량과 물만 준비한 채 산행에 나섰다.

이들은 29일 해발 8400피트(약 256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마련했다. 다음 날 오전 3시 당일용 배낭만 메고 정상으로 출발했다.

당초 정상까지 8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약 16시간이 지난 오후 7시에야 정상에 도착했다.

하산은 어둠 속에서 이뤄졌다. 이들은 등산 애플리케이션(앱) '올트레일즈'를 사용했지만 휴대전화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앱도 쓸 수 없게 됐다.

결국 정식 등산로를 벗어났다. 머드 크리크 협곡에서 길을 잃었다. 일행 중 한 명은 무릎까지 다쳤다.

이들은 따뜻한 옷과 비상식량도 없는 상태로 야영하며 구조를 기다렸다.

시스키유 카운티 보안관실은 "이들이 당초 8시간이 걸릴 것으로 계획했던 등반이 며칠에 걸친 지독한 시련으로 바뀌었다"며 "여행 계획을 세울 때는 절대 AI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섀스타산은 높이 1만4179피트(약 4322m)의 화산이다. 1786년 마지막 용암 분출이 기록됐다. 폭포와 야생화 지대, 스키장으로도 유명하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