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선, '10억 집' 매입금 절반 주담대·장모 찬스…4억 올라

입력 2026-09-04 23:10
수정 2026-09-04 23:33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해 서울 구로구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처가 차용금으로 매수 대금의 절반 이상을 충당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의 대출 규제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매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이 홍 후보자의 인사청문요청안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홍 후보자는 2025년 5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소재 아파트를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10억500만원에 사들였다.

매입 자금 마련을 위해 홍 후보자는 3억6700만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여기에 홍 후보자의 배우자는 아파트 매입 직전인 2025년 4월 15일 모친(홍 후보자의 장모)과 차용증을 쓰고 1억7000만원을 빌렸다.

배우자가 모친에게 돈을 빌린 다음 날은 아파트 매매 계약 중도금 2억원을 치르는 날이었다. 당시 배우자는 1년간 원금 상환을 유예하고 연 4.6%의 원리금균등상환 이자를 지급하기로 약정했으나, 올해 계약 내용을 수정해 원금 상환 유예 기간을 3년으로 연장했다.

은행 대출금과 처가 차용금을 더하면 총 5억3700만원에 달한다. 매입 대금의 절반이 넘는 돈을 빚으로 조달해 10억원대 아파트를 사들인 셈이다.

해당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14억1000만원 안팎으로 형성돼 있다. 김 의원실은 홍 후보자가 순수 자기자본 약 4억6000만원을 투입해 1년여 만에 4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봤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동안 부동산 투기 근절과 강력한 집값 안정 의지를 천명해왔다.

지난달 30일에도 SNS를 통해 "투기를 부추기는 것으로 드러난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조세제도를 조세 정의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시정할 것"이라며 "금융·세제 개혁은 물론이고 주택 공급물량 확대와 신속한 공급에 국가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직자 기강 확립 차원에서도 고강도 압박을 이어갔다. 올해 3월 이 대통령은 "부동산 공화국 탈출은 대한민국 대전환을 위한 핵심 중의 핵심 과제이고, 부동산이나 주택 정책에서는 단 0.1%의 결함이나 구멍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다주택자나 비거주 고가주택 및 부동산 과다 보유 공직자를 부동산 정책 라인에서 원천 배제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 부동산 정책의 핵심 축은 대출 규제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 목적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묶고 다주택자 대출을 차단하는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내놨다. 이어 10월에는 서울 전역 등을 규제지역으로 묶어 무주택자와 1주택자의 자금 조달까지 조였다.

하지만 규제가 강화될수록 부모의 지원과 사적 차입이 늘어나 '금수저 청약·매수'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강남 3구 2030세대의 주택 취득 자금 중 '증여와 가족 차입' 비중은 22.6%로 2024년 2분기(10.6%) 대비 2배 이상 뛰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21.7%에서 15.8%로 줄었다.

김 의원실은 부동산 정책을 진두지휘할 주무 부처 장관 후보자가 정작 '장모님 찬스'와 대출을 동원해 고가 아파트를 사들인 것은 정부의 정책 기조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