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의 미국 엑소더스…각국은 매입 경쟁 [박신영의 월가 아나토미]

입력 2026-09-04 20:16
수정 2026-09-04 20:22

최근 세계 중앙은행들 사이에서 금을 둘러싼 움직임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중앙은행들이 금을 사는 것 자체는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금은 오래전부터 달러나 유로, 국채와 함께 국가의 준비자산으로 활용돼 왔습니다.

최근에는 금 보유량뿐 아니라 보관 장소와 실제 활용 가능성까지 다시 따지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미 보유한 금을 어디에 둘지, 위기 상황에서 얼마나 쉽게 처분하거나 활용할 수 있을지가 중요해진 것입니다.

특히 미국에 보관된 금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뉴욕에 금을 보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세계 최대 금융시장이 있고 거래 상대방도 많아 필요할 때 금을 사고팔기 편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 중앙은행의 해외 외환보유액이 동결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자국이 소유한 준비자산이라도 해외 금융시스템 안에 있으면 지정학적 갈등이나 제재가 발생했을 때 자유롭게 접근하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국 사이의 무역·외교 갈등까지 커지면서 중앙은행들은 금을 얼마나 보유할 것인지뿐 아니라 어디에 보관할 것인지도 다시 검토하고 있습니다.

1. 네덜란드, 뉴욕 금 줄이고 런던으로 86t 이동이런 움직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국가가 네덜란드입니다. 3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중앙은행(DNB)은 미국과 캐나다에 보관하던 금 약 86t을 영국 런던으로 이전했습니다.

DNB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뉴욕과 오타와에 보관하던 금 가운데 4분의 1을 조금 넘는 물량을 런던으로 옮겼다고 밝혔습니다. 이전된 금은 현재 영란은행에 보관돼 있습니다.

뉴욕에 보관하는 금의 비중은 기존 31.3%에서 18.5%로 낮아졌습니다. 런던 보관 비중은 18.1%에서 32.1%로 높아졌습니다. 약 86t의 금이 이동하면서 뉴욕과 런던의 비중이 사실상 뒤바뀐 셈입니다.

런던은 세계 최대 실물 금 거래 허브 가운데 하나입니다. 중앙은행과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대규모로 금을 거래하는 시장이 형성돼 있어 필요할 때 매각하거나 금융거래에 활용하기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네덜란드의 결정에는 지정학적 위험을 분산하는 목적과 함께 금의 유동성을 높이려는 의도도 반영돼 있습니다. 2. 프랑스, 뉴욕 금 129t 팔고 파리에 새 금괴 확보프랑스는 금의 보관 장소뿐 아니라 금괴 자체를 재정비했습니다.

프랑스 중앙은행이 보유한 금은 총 2437t입니다. 이 가운데 뉴욕에 보관돼 있던 금은 129t으로 전체의 약 5%였습니다.

상당 부분이 오래된 금괴였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국제 금시장에서는 금괴의 무게와 순도, 크기, 제조업체와 인증 등이 일정한 기준을 충족해야 거래하기 쉽습니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2005년부터 오래된 금괴를 국제 거래에 적합한 형태로 재정비해 왔습니다. 2024년 내부 감사에서는 뉴욕에 남아 있던 129t도 정리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프랑스는 뉴욕에 있던 비표준 금괴를 매각한 뒤 유럽시장에서 같은 양의 최신 규격 금괴를 다시 사들여 파리에 보관했습니다.

이 작업은 2025년 7월부터 2026년 1월까지 26차례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네덜란드가 보관 장소를 바꿨다면 프랑스는 필요할 때 더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금의 규격과 보관 방식까지 함께 손본 것입니다. 3. 독일 금 1236t은 여전히 뉴욕에…본국 송환론 재점화독일에서도 해외에 보관된 금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독일의 전체 금 보유량은 약 3350t입니다.

이 가운데 1710t, 전체의 약 51%는 프랑크푸르트에 있습니다. 1236t, 약 37%는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보관돼 있고 런던에도 404t, 약 12%가 있습니다.

독일 금의 절반 가까이가 여전히 해외에 있는 셈입니다.

최근에는 뉴욕에 있는 금을 독일로 가져와야 한다는 주장도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유럽의 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 미국에 보관된 금을 본국으로 가져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독일 의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실제 금 이전 결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해외에 대규모 준비자산을 보관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4. 폴란드, 2025년 중앙은행 금 매입 세계 1위유럽 일부 국가들이 기존 금의 보관 장소를 재검토하는 동안 폴란드는 금 보유량 자체를 빠르게 늘렸습니다.

2025년 중앙은행 금 순매입에서 폴란드는 세계 1위를 기록했습니다.

순매입량은 약 100t으로 다른 국가들을 크게 앞섰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약 50t대였고 브라질과 아제르바이잔 국부펀드는 30~40t대 수준이었습니다.

폴란드의 적극적인 금 매입에는 러시아와 인접한 지정학적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지정학적 위험이 국가 신용과 외국인 투자, 환율 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는 금을 늘려온 것입니다. 5. 금값 뛰어도 계속 샀다…중앙은행 매입 1000t 시대금 매입 확대는 폴란드만의 현상이 아닙니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세계 중앙은행들의 연간 금 순매입은 대체로 수백t 수준이었습니다.

2010년에는 100t에도 미치지 못했고 2012~2015년에는 대략 500~600t 수준으로 늘어났습니다.

2022년부터 매입 규모가 크게 달라졌습니다.

2022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은 1000t을 넘어섰고 2023년과 2024년에도 연간 1000t 이상의 대규모 매입이 이어졌습니다.

금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오른 2025년에도 약 850t대의 매입이 이어졌습니다.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도 중앙은행들이 계속 금을 사들였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중앙은행이 금을 사는 목적은 일반 투자자와 다릅니다. 단기적인 가격 상승보다 외환보유액의 안정성과 위험 분산에 더 큰 비중을 둡니다.

특히 2022년 이후 매입 규모가 이전보다 뚜렷하게 커졌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외환보유액 동결이 중앙은행의 준비자산 운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6. 중앙은행 89% "금 더 늘어난다"…93%는 이미 보유중앙은행들의 금 선호는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됩니다.

2026년 세계금협회는 2월5일부터 5월19일까지 전 세계 76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앞으로 12개월 동안 세계 중앙은행 전체의 금 보유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응답은 89%였습니다.

2025년 조사 당시 81%보다 8%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자신이 속한 중앙은행이 앞으로 12개월 동안 금 보유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한 비율은 45%였습니다.

앞으로 5년 동안 외환보유액에서 금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 응답은 83%로 전년 76%보다 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현재 실제로 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한 중앙은행은 93%였습니다.

금 매입 확대가 일부 국가에 국한된 움직임이 아니라 중앙은행 준비자산 운용 전반에서 나타나는 흐름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7. 러시아 3000억달러 동결이 바꾼 중앙은행의 계산중앙은행들의 금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은 2022년 러시아 외환보유액 동결입니다.

2022년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 주요 은행에 금융제재를 가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해외 자산을 동결했습니다.

약 3000억달러 규모의 러시아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이 묶였습니다.

당시 러시아 전체 외환보유액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였습니다.

외환보유액은 국가가 위기에 대비해 쌓아놓은 비상자금입니다.

하지만 국가 명의의 자산이라도 미국이나 유럽 금융기관과 금융시장 안에 보관돼 있다면 제재가 내려졌을 때 실제로 사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 사건 이후 실물 금의 특징이 다시 부각됐습니다.

자국 안에 직접 보관한 실물 금은 해외 금융기관의 예금이나 채권처럼 전산상으로 접근 자체를 막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8. 자산 동결에 SWIFT 퇴출까지…금이 다시 주목받은 이유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에는 일부 러시아 은행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 SWIFT에서 제외하는 조치도 포함됐습니다.

외환보유액 동결과 SWIFT 제재는 성격이 다릅니다.

외환보유액 동결은 자산을 사용할 수 없도록 묶는 조치입니다.

SWIFT 제외는 은행들이 국제송금 지시를 주고받는 금융통신망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입니다.

SWIFT는 전 세계 금융회사들이 어느 계좌에서 얼마를 보내고 어느 은행으로 결제할지를 포함한 표준화된 금융 메시지를 주고받는 시스템입니다.

SWIFT에서 제외됐다고 국제거래가 완전히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결제 경로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거래가 더 복잡해지고 비용과 시간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금은 특정 국가가 발행한 금융상품이 아니고 특정 결제망에만 의존하는 자산도 아닙니다. 이런 특성이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9. 미국 재정적자 확대…달러 집중 위험 줄이는 중앙은행들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확대에는 미국의 재정 상황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의 재정적자가 크게 늘면서 장기적인 달러 가치와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를 우려하는 시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다만 재정적자가 늘어난다고 해서 달러가 곧바로 약세로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때는 안전자산 수요가 미국으로 몰리면서 달러가 오히려 강세를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중앙은행이 신경 쓰는 부분은 외환보유액의 집중 위험입니다.

달러와 미국 자산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미국의 재정 상황이나 정책 변화에 준비자산 전체가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의 금 매입은 달러를 버리는 움직임이라기보다 달러에 집중된 준비자산을 조금씩 분산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10. 지정학적 충돌 커질수록 금 찾는 중앙은행지정학적 위험도 금 매입을 늘리는 배경입니다.

흔히 전쟁이 발생하면 금이 안전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금을 산다고 설명하지만 중앙은행이 대비하는 것은 군사적 충돌 자체보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금융시장 충격입니다.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 환율이 급락하거나 자본이 유출될 수 있습니다.

주식과 채권시장이 흔들리고 해외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금융시장을 안정시켜야 합니다.

외환보유액이 하나의 통화나 특정 국가의 자산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면 위기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폴란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금 보유를 빠르게 늘린 것도 이런 배경에서 볼 수 있습니다. 11. 트럼프 시대 미·유럽 갈등…미국에 둔 금도 다시 본다최근에는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관계 변화도 금 보관 전략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관세와 무역갈등, 외교적 마찰이 커지면서 유럽에서는 미국에 보관한 준비자산까지 다시 평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은 평상시보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를 고려해 준비자산을 운용합니다.

국가 간 관계가 불확실해지면 해외에 보관된 준비자산에 대한 접근 가능성도 위험관리 대상이 됩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최근 유럽의 금 재배치 움직임을 보도하면서 트럼프 행정부 아래 미국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유럽에서 커지고 있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12. 금, '보관 자산'에서 국가 금융안보 자산으로중앙은행이 금을 활용하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 금은 중앙은행 금고에 장기간 보관하는 준비자산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가치를 저장하고 외환보유액을 분산하며 통화에 대한 신뢰를 보완하는 역할이었습니다.

최근에는 지정학적 위기와 금융제재, 자산 동결 위험까지 고려해야 하는 자산이 됐습니다.

필요한 경우 실제 금융거래에 활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해졌습니다.

금은 국채나 은행예금과 성격이 다릅니다.

미국 국채는 미국 정부가 상환해야 하는 부채이고 은행예금은 은행에 대한 청구권입니다.

실물 금은 특정 국가나 금융기관이 상환해야 하는 부채가 아닙니다. 금 자체가 자산입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금의 역할도 커지고 있습니다. 13. 2000달러 아래 있던 금값, 두배 이상 상승중앙은행 수요 확대와 함께 금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2022년 금 가격은 대체로 온스당 2000달러 아래에서 움직였습니다.

2024년에는 2000달러를 넘어섰고 2025년 이후 상승 속도가 더욱 빨라졌습니다.

2026년에는 한때 5000달러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금 가격 상승을 중앙은행 매입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가격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도 중앙은행의 매입이 이어졌다는 점은 최근 금 시장에서 나타난 중요한 변화입니다. 14. 금도 규격이 중요하다…쉽게 팔 수 있어야 준비자산중앙은행들은 이미 가지고 있는 금도 필요할 때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국제 금시장에서 널리 거래되는 대형 금괴는 일반적으로 무게가 약 350~430트로이온스 범위이고 순도는 99.5% 이상입니다.

규격에 맞는 크기와 형태, 제조업체 표시와 일련번호, 순도 관련 인증도 필요합니다.

거래 상대방이 금괴를 받을 때마다 다시 녹여 순도를 확인해야 한다면 대규모 국제거래를 빠르게 진행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규격의 금괴는 매각하기 쉽고 대차나 스왑 같은 금융거래에도 활용하기 편합니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보유량뿐 아니라 위기 때 얼마나 빠르게 현금화하고 활용할 수 있는지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15. 세계 외환보유액 달러 비중 71%에서 57.13%로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도 장기간에 걸쳐 낮아지고 있습니다.

1999년 달러 비중은 약 71%였습니다.

2026년 1분기에는 57.13%로 낮아졌습니다.

20여 년 동안 약 14%포인트 감소했습니다.

2020년에도 약 59% 수준이었습니다.

달러 비중이 갑자기 급락한 것은 아닙니다. 각국 중앙은행이 장기간에 걸쳐 준비자산을 다변화하면서 달러에 대한 집중도를 조금씩 낮춰온 결과입니다. 16. 금이 오른다고 달러 패권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금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고 해서 달러가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세계 무역대금 결제와 국제대출, 채권 발행, 파생상품 거래에서 달러는 여전히 가장 중요한 통화입니다.

금융위기에서는 이 차이가 더 뚜렷해집니다.

금융기관이 당장 채무를 갚아야 하고 펀드가 투자자들의 환매 요구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금괴보다 현금 달러가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는 금을 팔아 달러를 확보하는 현상도 발생합니다.

금은 장기적인 가치 저장과 위험 분산에 강점이 있는 반면 달러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이라는 역할이 있습니다. 17. 2008년과 2020년, 위기인데도 금값이 떨어진 이유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충격 때는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금 가격도 급락했습니다.

2008년에는 고점 대비 약 23%, 2020년에는 단기간에 약 12% 떨어졌습니다.

당시에는 달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것이 아니라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이 당장 사용할 달러 현금을 확보해야 했습니다.

주식과 회사채 가격이 급락하고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면 펀드에서는 환매 요구가 발생하고 금융기관에는 마진콜이 들어옵니다.

현금이 필요한 투자자들은 거래 가능한 자산을 매각하게 됩니다.

금은 시장 규모가 크고 거래가 쉽기 때문에 현금 확보를 위한 매각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금값이 떨어지고 달러 수요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18. 금도 위기 때 급락했다…925달러에서 712달러실제 가격을 보면 이런 현상이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2008년 6월 말 금 가격은 온스당 925달러였습니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금융시장 불안이 심해지면서 같은 해 11월12일에는 712달러까지 내려갔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충격 때도 비슷했습니다.

2020년 3월9일 온스당 1675달러였던 금 가격은 3월19일 1475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열흘 만에 약 12% 하락했습니다.

안전자산인 금도 위기의 성격에 따라 단기적으로 큰 폭의 하락을 겪을 수 있다는 사례입니다. 19. 월가는 금값 추가 상승 전망…JP모건 6000달러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금 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금 가격을 온스당 4492달러로 놓고 비교하면 가장 높은 전망은 JP모건의 6000달러입니다.

현재 수준보다 약 1508달러, 약 34% 높은 가격입니다.

모건스탠리는 5200달러를 제시했습니다. 현재보다 약 708달러, 약 16% 높은 수준입니다.

골드만삭스 전망은 4900달러로 약 9%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습니다.

도이체방크는 4800달러를 예상해 현재보다 약 7% 높은 수준을 제시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은 금 보유량을 늘리는 동시에 보관 장소를 재검토하고 기존 금괴의 거래 편의성까지 높이고 있습니다.

러시아 외환보유액 동결 이후 부각된 금융제재 위험과 지정학적 갈등, 미국 재정에 대한 우려, 외환보유액 다변화가 이런 움직임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금 보유 확대를 달러의 급격한 쇠퇴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달러는 여전히 국제 결제와 자금조달의 중심에 있고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현금 수요가 오히려 달러로 집중될 수 있습니다.

중앙은행들이 금을 늘리는 움직임은 달러를 대체하기보다는 준비자산의 일부를 금으로 분산해 금융·지정학적 위험에 대비하려는 성격이 강합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