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승원 로비 수사 당시 징역 구형 하려다 기소유예"

입력 2026-09-04 18:23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식품의약품안전처 로비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당초 김 후보자를 기소하고 징역형을 구형하려고 했으나 12·3 계엄 이후 돌연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4일 김 후보자 관련 사건을 수사한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이 2024년 작성한 수사 보고서를 공개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한 의원은 “누가, 왜 김승원 기소와 징역형 구형을 막은 것이냐”고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한 의원이 공개한 검찰 보고서에 따르면 서부지검은 김 후보자를 알선뇌물 혐의로 소환 조사한 뒤 ‘피의자 김승원 : 불구속 구공판(징역 8월 구형)’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검찰은 “청탁 자체가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고 실제 수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약속 금액이 비교적 크지 않은 점 등 참작할 사유가 있다”면서도 “피의자의 알선, 뇌물 약속 등을 기화로 강모씨(100억원 상당)와 양모씨(6억원 상당)가 거액의 불법적 이익을 얻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거짓 자료를 근거로 임상시험이 이뤄져 국민 건강의 위험이 발생했음에도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검찰은 그러나 계엄 이후인 2024년 12월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했다.

김 후보자는 앞서 “선출직 공직자가 공익적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는 행위는 부정청탁의 예외”라며 “민원 전달의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거나 받기로 약속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21년 10월 브로커 양모씨와 통화하면서 “식약처 승인을 받는 순간 완전히 수천억원을 벌 수 있는 거잖아”라고 언급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 후보자를 상대로 로비에 성공하면 브로커 양씨가 10억원의 대가를 받기로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양씨의 업체에서 근무한 공익신고자 조모씨가 양씨 등의 형사사건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공개했다. 조씨는 “국회의원 청탁이 성공하면 투자금 명목으로 10억원을 지급하겠다는 약속이 피고인 사이에서 오갔다”며 엄벌에 처해달라고 탄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