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블랙리스트 작성 삼성…노조위원장 檢 송치

입력 2026-09-04 17:48
수정 2026-09-05 00:45
‘노조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혐의를 받는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4일 최 위원장과 노조 간부 A씨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 등은 총파업 이전인 올해 3월을 전후로 다른 임직원 개인정보를 활용해 노조 가입 여부가 담긴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사내 시스템 업무를 담당하던 A씨는 임직원 10만여 명의 명단을 확보해 노조 측에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 4월 특정 부서의 단체 메신저 방에서 부서명, 성명, 사번, 노조 가입 여부 등이 적힌 명단이 공유된 사실을 회사가 확인하면서 알려졌다. 이어 삼성전자는 성명불상자를 고소한 뒤 같은 달 16일 A씨를 특정해 추가 고소했다. A씨가 약 1시간 동안 사내 업무 사이트에 2만여 차례 접속했으며, 이 과정이 이상 트래픽 감지 시스템에 포착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경찰은 최 위원장이 유튜브에서 파업 불참 직원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자를 조사하고 세 차례 압수수색도 벌였다.

경찰은 이와 별개로 사내 시스템에 비정상적으로 접속한 또 다른 직원 4명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송치했다. 다만 이들은 별도의 명단을 작성하거나 정보를 외부에 유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사는 지난 5월 임금 협상 잠정 합의 당시 관련 고소를 취하하기로 했지만 경찰에 취하서는 접수되지 않았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은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고소가 취하돼도 수사를 계속할 수 있다. 최 위원장은 “경찰 조사를 받고 대응 중”이라며 “회사가 선처를 요청하는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