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덕 대표 "멀티탭 하나로 하루 만에 인스타 200만뷰"

입력 2026-09-04 17:37
수정 2026-09-05 00:28

“인스타그램에 멀티탭 홍보영상을 올렸더니 하루 만에 조회수가 200만명을 돌파해 깜짝 놀랐습니다.”

전기용품 제조사 디에스이(DSE)의 박재덕 대표(65·사진)는 4일 인천 송도의 사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직원들의 등쌀에 밀려 스마트폰으로 어설프게 찍어 올린 영상이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 몰랐다”며 겸연쩍어했다.

박 대표가 멀티탭 홍보영상을 처음 올린 건 5월이다. 일주일에 1~2편씩 총 46편을 게시했다. 전체 조회수는 1800만 회를 넘어섰다. 영상을 촬영·편집하는 스튜디오 공간은 없다. 송도 본사에서 회사 직원들이 갤럭시 폰으로 촬영했다.

박 대표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어는 6만8000여명.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기업의 대표로선 이례적인 인기다. 그는 “오래 연락하지 않던 고향 친구한테 전화가 올 정도로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투박하고 진솔한 화법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예를 들어 이런 식이다. “우리 회사는 매년 10억 원씩 적자를 보는데, 그렇다고 요령 피울 생각은 없습니다. 어렵고 힘들수록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게 답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디에스이가 지난 6월 새로 출시한 멀티탭은 화재에 강한 제품이다. 플라스틱이 아니라 불연성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했고, 불이 붙을 때를 대비해 누전차단기를 장착했다. 세계 최초로 ‘T자형 불연 멀티탭’도 개발했다.

박 대표가 안전한 멀티탭 개발에 뛰어든 것은 지난해 멀티탭 화재로 인한 사망사고 소식을 접하면서다. 그는 “비싸서 많이 팔리지 않더라도 안전한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연구개발비로 3억원을 쏟아부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일반 멀티탭보다 3배 정도 비싼 제품인데도 매달 7000~8000개 팔린다. 소비자 반응을 확인한 박 대표는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의료용, 방송·음향용, 연구·계측 장비 등에 쓰이는 특수 멀티탭 개발에 착수했다. 대당 100만원이 넘는다. 박 대표는 “과부하를 차단하고 전력 모니터링 등 기능을 갖춘 특수 멀티탭 국산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에스이는 국내 제조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기업이 해외로 나가면 국내 제조 생태계가 무너진다는 신념 때문이다. 디에스이의 주력 제품은 멀티탭과 LED 조명이다. 국내에선 드물게 금형 제작, 사출, 시제품 제작, 성능시험, 생산 등의 일관 시스템을 구축했다.

1997년 디에스이를 설립한 박 대표는 거래처 접대를 금지하는 등의 원칙 경영을 고수한다. 과거 4번의 세무조사 결과 모두 추징액이 ‘0원’으로 나와 국세청으로부터 ‘조사 모범 납세자상’을 받았다. 박 대표는 “세무조사가 나올 때마다 반드시 상을 받겠다는 목표를 세워둘 정도로 평소 회계법을 철저히 준수한다”고 말했다.

송도=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