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가 암으로 진단을 받은 뒤에도 담배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면 연초 담배보다는 전자담배를 택하는 게 낫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연구진은 담배를 끊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신동욱·최혜림 암병원 암환자삶의질연구소 가정의학과 교수, 김홍관 폐식도외과 교수, 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팀이 최근 미국 공중보건학회지에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들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활용해 2015∼2022년 암 진단 당시 담배를 피우던 흡연자 4만6834명을 분석해 전자담배 전환이 사망 위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 중 암 진단 후 담배를 완전히 끊은 사람은 2만5909명(55.3%)이었다. 나머지 환자는 계속 담배를 피웠는데 전체의 37.2%인 1만7418명은 연초 담배를, 7.5%(3507명)는 전자담배를 피운 것으로 확인됐다.
나이와 성별, 소득수준, 암종, 진단 전 흡연량 등을 보정해 그룹별로 평균 4.2년가량 추적 관찰한 결과 담배를 끊은 사람의 사망 위험은 연초 담배를 계속 피운 사람보다 8% 낮아졌다.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 금연 그룹이 연초 흡연 그룹보다 36% 낮았다.
연초 흡연 그룹과 전자담배 흡연 그룹을 비교했더니 전자담배 흡연 그룹은 사망 위험이 16%로 더 낮아졌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전자담배 흡연 그룹이 연초 흡연 그룹보다 28% 내려갔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암 진단 후 연초흡연 욕구를 끊지 못하는 사람에겐 전자담배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금연 보조수단으로 전자담배를 활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과 비슷한 결론이라는 뜻이다.
다만 연구 결과 폐 관련 합병증 발생 위험은 전자담배 사용 그룹이 금연 그룹보다 1.26배 높아졌다. 전자담배로 전환한 사람 중 2252명(64.2%)은 연초를 함께 피우는 이중 사용자였다. 이를 토대로 연구진은 완전히 금연하는 게 건강엔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암 생존자 관리의 핵심은 금연"이라며 "끊지 못하는 환자를 위해 감소 옵션으로 전자담배 전환을 신중히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가 '연초'를 '전자담배'로 전환하는 게 건강에 유리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될 수 있지만 '금연' 대신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이유가 돼선 안 된다는 게 의료계 평가다.
김연욱 분당서울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팀은 올해 6월 국제학술지 네이처메디슨에 연초담배를 끊고 전자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완전히 금연한 사람보다 폐암 발생 및 사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012~2014년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성인 452만4895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이 연구에서 2418만2543인년(조사 대상 사람 수와 관찰 기간을 곱한 값) 동안 폐암은 3만5887건, 폐암 관련 사망은 1만2807건 발생했다.
전자담배를 선택한 흡연자는 담배를 완전히 끊은 사람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1.56배, 폐암 관련 사망 위험이 2배 높아졌다. 이런 경향은 금연 기간과 관계없이 일관되게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인과관계에 한계는 있지만 담배를 끊고 전자담배를 피우면 완전히 금연할 때보다 폐암 예방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