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삼의 절세GPT>에서는 독자들이 궁금해할 세금 관련 이슈를 세법에 근거해 설명합니다. 34회는 송주영 유안타증권 세무전문위원과 함께 정부의 세제 개편안을 토대로 고령 1주택 장기보유자의 절세 전략을 알아봅니다.
#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아파트에 거주하는 70대 이모씨는 최근 정부의 세제 개편안을 접한 이후로 근심이 가득하다. 이씨는 현재 사는 주택을 2006년 7억원에 매입 후 아내와 함께 줄곧 살았다. 현재 시세는 60억원으로 올라 주변의 부러움을 샀으나 이씨는 세금 부담에 집을 처분할지 고민하고 있다. 정부의 개편안대로라면 이들이 앞으로 4년간 보유세로만 약 9600만원을 내야 한다는 세무사의 설명을 듣게 되면서다. 이씨는 "은퇴한 70대 노인들이 큰돈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정부의 수정 세제 개편안을 두고 고령 1주택자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세액공제 한도 신설과 거주·보유에 따른 공제율 차등 등 과세 체계가 크게 바뀌면서다. 전문가들은 향후 현금흐름과 세금 부담을 낮춰줄 제도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이후 매도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5일 세무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과 보유세 세부담 상한율 등을 수정한 '2026년 세제 개편안'을 확정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나이와 주택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80%의 종부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 만 60~64세는 20%의 고령자 공제를 받을 수 있고, 65~69세 30%, 70세 이상은 40%가 적용된다. 나이와 별개로 주택 보유 기간이 5~10년인 경우 20%의 세액공제를 중복해 받을 수 있다. 10~15년 40%, 15년 이상은 50% 공제율이 적용된다. 나이가 많고 주택을 오래 보유할수록 혜택을 더 크게 받는 구조다. 다만 고령자 및 장기보유 공제를 합친 세액공제율 80%를 넘을 수 없다.
정부가 이번에 수정한 세제 개편안에서는 '보유'에서 '거주' 중심의 공제로 점진적으로 전환된다. 당장 내년에는 보유 기간별 공제율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거주 공제와 비교해 더 유리한 쪽을 적용한다. 개편안에서는 주택 보유 기간이 5~10년이면 10%, 10~15년이면 20%, 15년 이상이면 25%로 기존보다 낮아진다. 거주 공제는 해당 기간별 각각 20%, 40%, 50%가 적용된다. 또한 2028년 이후부터는 거주 공제만 적용한다.
공제 상한선도 생긴다. 종부세를 공제받을 수 있는 한도는 내년 800만원, 2028년 이후부터는 600만원으로 제한된다. 예를 들어 종부세액 3000만원에서 80%의 공제율을 그대로 적용하면 600만원을 부담한다. 하지만 2028년 이후부터 공제 한도가 600만원으로 묶이면 세금으로 2400만원을 납부하게 된다.
주택 보유에 따른 세금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집 처분을 고려하더라도 언제 매도하는 게 유리한지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양도소득세 변화도 동시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연간 8%(거주 4%·보유 4%)까지 양도소득에서 최대 80%를 공제해주는 현행 장기보유특별공제 제도를 장기거주소득공제로 개편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2028년엔 거주 6%, 보유 2%를 공제하고 2029년부터는 거주 기간에 대해서만 연간 8%씩 공제한다. 또한 공제액도 2028년 최대 20억원, 2029년부터는 10억원의 한도를 둔다. 공제율이 같아도 실제 공제액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들 수 있다.
송주영 유안타증권 세무전문위원은 "연도별로 장기보유특별공제율과 공제 한도가 달라지는 만큼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매도 시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압구정 등의 지역에서 교환거래 이슈가 나오는 것처럼 보유세 부담을 감당할 여력이 있더라도 장기보유특별공제 한도가 적용되기 전 최대 80% 공제를 적용받기 위해 주택을 처분한 뒤 다시 매수해 취득가액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5년간 필요한 현금과 종부세 납부유예 제도 활용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한 뒤 매도 의사를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금이나 다른 소득으로 해당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지, 종부세 납부유예 제도를 활용할 실익이 있는지와 신청 요건 충족 여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매매차익이 큰 고가 주택을 처분하려 한다면 매도 시점별 실제 양도세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장기보유특별공제율 80%를 기준으로 2028년에는 양도차익 25억원 초과분부터 20억원 공제 한도의 영향을 받고 2029년 이후에는 양도차익 12억500만원 초과분부터 10억원 한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송 세무전문위원은 "공제율이 80%인지 아닌지만 볼 게 아니라 공제액 한도까지 반영한 실제 납부액을 기준으로 비교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며 "본인이 보유한 주택의 예상 양도차익을 기준으로 매도 시점별 양도세 부담을 구체적으로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종부세 납부유예 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현재 정부의 세제 개편안에는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고령 1주택자를 위해 납부유예 제도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만 65세 이상이면서 보유 주택에 10년 이상 거주했고, 소득 대비 보유세 부담이 일정 수준 이상인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소득 요건과 관계없이 납부유예를 신청할 수 있다.
송 세무전문위원은 "자산 대부분이 집에 묶여 있고 현금 소득이 많지 않은 고령자가 검토해볼 만한 제도"라며 "다만 세금을 없애주는 게 아니라 주택을 팔거나 증여·상속하는 시점까지 납부를 미뤄주는 제도인 만큼, 세금 절감이 아니라 현금흐름을 관리하는 수단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