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 04일 14:5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삼성SRA자산운용에 맡긴 국내 부동산 자금이 평택 대형 물류센터로 첫 결실을 맺었다. 삼성SRA가 3430억원 규모의 ‘평택 로지스틱스 파크’ 인수를 끝내면서 국민연금 출자금을 기반으로 조성한 4000억원 규모 코어 플랫폼 펀드의 ‘1호 딜’을 성사시켰다.
삼성SRA자산운용은 지난 1일 ESR켄달스퀘어가 보유한 경기 평택시 포승읍에 있는 평택 로지스틱스 파크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4일 밝혔다. 거래 금액은 3430억원으로 3.3㎡당 약 591만원이다. ESR켄달스퀘어가 연초 매각에 나선 뒤 지난 5월 본입찰에는 삼성SRA와 마스턴투자운용, 퍼시픽자산운용이 뛰어들었다. 삼성SRA는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약 3개월간 실사와 자금 조달을 거쳐 거래를 마쳤다.
인수 재원의 중심에는 국민연금 자금이 있다. 삼성SRA는 지난해 국민연금의 국내 부동산 코어 플랫폼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2500억원을 출자받았다. 여기에 보험 계열사 등의 자금을 더해 약 40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결성했다. 이번 거래는 별도의 공동투자자 모집 없이 펀드 자금을 활용해 마무리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해 삼성SRA와 KB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을 코어 플랫폼 위탁운용사로 선정해 각각 최대 2500억원을 배정했다.
평택 로지스틱스 파크는 경기경제자유구역 평택 포승(BIX)지구에 자리 잡은 연면적 19만1833㎡ 규모의 100% 상온 물류센터다. ESR켄달스퀘어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와 네덜란드 연기금 APG 등의 자금으로 개발해 2023년 준공했다. 건물 한쪽 길이가 509m에 달하고 4개 면에서 차량 접안을 할 수 있다. 10메가와트(㎿) 규모의 전력도 확보해 대규모 자동화 설비를 구축하기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임대차 구조도 안정적이다. SSG닷컴이 2034년까지 전체 면적을 장기 임차하고 있으며 실제 공간은 쿠팡과 네파, 자동차 부품업체 등 여러 기업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센터 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거세지는 가운데 대형 상온 시설과 장기 임대차를 함께 갖춘 코어급 자산으로 평가된다.
삼성SRA는 이번 거래에 앞서 국민연금 펀드를 활용해 라살자산운용의 안성 대덕물류센터 인수를 추진했다. 전체 거래 규모가 약 8000억원에 달해 펀드 자금 외에 약 2000억원의 추가 에쿼티를 모집해야 했지만 투자자 확보가 여의치 않아 거래가 무산됐다. 이후 평택 로지스틱스 파크 입찰에 뛰어들어 다른 부동산 운용사인 퍼시픽 등과 경쟁한 끝에 인수권을 따냈다.
삼성SRA가 국민연금의 부동산 자금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에도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국민연금의 코어 플랫폼 위탁운용사로 선정돼 최대 1600억원을 배정받았다. 2015년에는 국민연금과 첫 해외 부동산 공동투자 펀드를 설정하는 등 10년 넘게 국내외 부동산에서 협업 경험을 쌓았다. 이번 1호 투자를 계기로 새 코어 플랫폼 펀드의 후속 자금 집행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SRA는 2012년 설립된 삼성생명 계열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로 국내외 오피스와 물류센터 등 코어·코어플러스 자산을 중심으로 투자·운용 실적을 쌓아왔다. 지난달 기준 총 운용자산(AUM)은 19조7257억원으로, 국내 전체 펀드 수탁액(194조1678억원)의 약 10.2%를 차지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