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한풀 꺾이고 선선한 가을 날씨가 찾아오면서 국내 여행 수요가 다시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전국 곳곳에서 가을 대표 지역축제가 잇따라 열리고 추석부터 개천절, 한글날까지 연휴가 이어지면서 여행업계에서는 올가을 지방 여행 수요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여행 시장에서 가을 특수가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설악산과 내장산 등 대표적인 단풍 명소를 중심으로 숙소 예약률이 빠르게 오르는 데다 주요 지역 축제장 인근 숙박시설에도 조기 예약 수요가 몰리면서다.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켄싱턴호텔 설악의 올해 9~10월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울산바위와 단풍으로 물든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켄싱턴리조트 설악밸리와 보문관광단지 내 위치한 켄싱턴리조트 경주 역시 올해 9월 예약률이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늘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올해는 가을 여행 성수기와 연휴가 맞물려 여행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9월 24~27일 추석 연휴가 나흘간 이어지고, 10월에는 개천절 대체공휴일인 5일과 한글날인 9일이 있다. 연차 없이 국내 여행도 비교적 길게 다녀올 기회가 세 차례나 있는 셈이다.
특히 올가을에는 지역축제가 지방 여행의 주요 목적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최근 지역축제들이 공연이나 먹거리 중심의 당일 방문형 행사에서 벗어나 야간 프로그램과 체험·전시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축제를 계기로 지역에 머무는 체류형 관광 수요를 끌어낼 여지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9월 4~12일 열리는 무주반딧불축제는 반딧불이와 청정 자연환경을 앞세운 대표적인 생태축제다. 반딧불이 주제관의 규모를 기존보다 약 5배 확대해 반딧불이의 생애와 장수풍뎅이, 메뚜기, 나비 등 22종의 곤충을 볼 수 있고, 1박 2일 생태탐험과 반디 캠핑도 즐길 수 있다.
평창효석문화제(9월4~13일)는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모티브로 메밀꽃과 문학을 결합한 가을 여행 콘텐츠를 선보인다. 장돌뱅이 여정, 낙엽 태우기 불멍, 황금 메밀 찾기, 스탬프 투어 등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또한 지역 민속공연과 마당극, 길놀이, 떡메치기, 오일장 등이 이어진다. 토속 먹거리도 함께 선보여 소설 속 장터 분위기도 재현한다.
호텔·리조트 업계도 축제를 연계한 가을 여행객을 겨냥한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소노트리니티그룹 소노인터내셔널은 경주 신라문화제 축제를 비롯해 단양 온달문화축제, 남해 독일마을 맥주축제, 양양 송이연어축제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가을 축제 정보를 담은 '소노 가을 여행 지도'를 공개했다.
가을 여행 지도에는 전국 호텔·리조트 인근에서 단풍부터 억새, 바다 풍경을 고루 만끽할 수 있는 대표 명소가 담겼다. 주요 명소로 팔봉산(비발디파크), 설악산(델피노), 비자림(소노벨 제주), 두타산·무릉계곡(쏠비치 삼척), 주왕산국립공원(소노벨 청송), 금산·보리암(쏠비치 남해) 등이 소개됐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는 단풍·핑크뮬리·억새·코스모스 등 가을 자연경관을 테마로 한 '컬러풀 어텀' 기획전을 전국 14곳에서 11월30일까지 운영한다. 설악산 국립공원 인근 켄싱턴호텔 설악, 광한루원 단풍과 핑크뮬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켄싱턴리조트 지리산남원, 보문관광단지 인근 켄싱턴리조트 경주 등에서 객실과 조식, 인근 관광지 입장권을 묶은 패키지를 선보인다.
한편 지역축제는 최근 몇 년 사이 몸집을 키웠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6월 발표한 '문화관광축제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선정한 문화관광축제 65개 가운데 취소된 3개를 제외한 62개 축제의 방문객은 1431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1365만명보다 4.8% 늘어난 수치로 2018년 1157만명과 비교하면 23.7%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전체 방문객의 55.8%가 축제가 열리는 지역 밖에서 찾아온 외지인으로 나타나 지역축제가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일치기 대신 숙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여행에서도 직접 참여하고 체험하는 '경험형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관광지와 축제, 가을 명소 등 해당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함께 경험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호텔·리조트 업계 역시 지역축제와 연계한 패키지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