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 끼고사는 김정관 장관..."성별 맞춤형 수출현장 챙긴다"

입력 2026-09-04 09:51
수정 2026-09-06 13:50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서울 집무실 한쪽 벽면에는 대형 중국 전도가 걸려 있다. 김 장관은 지도를 보며 중국 각 성(省)별 대중 수출 실적을 매달 직접 챙긴다. 수출 증가세가 더딘 지역을 담당하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무역관장들에게 직접 연락해 원인을 묻고 대응책을 점검할 정도다. 김 장관이 이처럼 중국 현황을 수시 점검하는 것은 현장 무역관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대중 수출활력을 회복시키겠다는 취지다.

2일 산업부에 따르면 한국 수출은 북미와 유럽, 남미, 아세안 등 주요 시장에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최대 교역국이던 대중 무역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대중 무역수지는 2023년 180억 달러 적자로 돌아선 데 이어 2024년 69억 달러, 2025년 112억 달러로 적자 행진이 이어졌다.

한국산 부품과 소재를 중국 공장으로 보내 완성품을 만들던 중간재 중심 수출 공식이 깨진 탓이다. 김 장관과 산업부가 찾아낸 돌파구는 ‘소비재’다. 14억 중국 내수 시장의 지갑을 직접 여는 패션과 식품 등 완제품 소비재로 승부를 보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K소비재의 저력은 이미 뚜렷한 수치로 입증되고 있다. 올해 1~8월 누적 5대 소비재(화장품·식품·패션·의약품·생활용품) 수출액은 335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7% 증가했다. 특히 화장품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1.2% 급증한 96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농수산식품도 7.0% 늘어난 86억4000만 달러어치 팔려나가며 나란히 역대 8월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도 소비재의 돌파구 역할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1~7월 대중 소비재 수출은 4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다. 자국산 브랜드를 선호하는 ‘궈차오(애국 소비)’ 바람에 밀려 화장품 수출액(12억 달러)은 3.6% 줄어들며 주춤했으나, 농수산식품이 15.0% 증가한 13억 달러, 패션의류가 30.7% 급증한 5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성장세를 이끌었다.

중간재 수출 둔화로 생긴 빈자리를 라면, 음료 등 K푸드와 K패션이 채워 넣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K소비재를 대중 수출 부진을 털어낼 핵심 무기로 삼고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형 한류 스타 해외 공연과 연계한 수출 마케팅, 인공지능(AI) 기반 해외 인증 종합 지원 등의 사업을 새로 반영했다.

한류박람회 지원 예산도 기존 24억여 원에서 42억여 원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이와 함께 올리브영, 이마트, 무신사 등 현지에 진출하는 대형 온·오프라인 유통 플랫폼에 중소 소비재 기업들이 함께 입점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동반 진출’ 지원 사격에 집중할 방침이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