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가입 7년 뒤 납입보험료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KB라이프 종신보험의 실제 해지율이 당초 예상치를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비슷한 구조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한 만큼 금융당국도 실제 해지율과 상품 설계 당시 가정 차이가 수익성에 제대로 반영됐는지 점검에 나섰다. ◇ 예상치 절반에 그친 계약 유지율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가 2019년 3월 출시한 ‘7년의약속KB평생보험’의 7년 경과 시점 해지율은 82%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상품을 설계할 당시 예상한 해지율은 약 60%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자 가운데 40%가 7년 뒤에도 계약을 유지할 것으로 봤지만, 실제 유지율은 18%에 그친 셈이다.
이 상품은 보험료를 20년 동안 내는 종신보험이다. 다만 가입 후 7년이 지나 해지하면 그때까지 납입한 주계약 보험료를 100% 수준으로 돌려받도록 설계됐다. 기존 종신보험은 해지환급금이 납입보험료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 7년 만에 원금을 회복할 수 있는 점에서 출시 당시 주목을 받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시점에 도달하자 예상보다 많은 가입자가 계약을 끝낸 것”이라며 “최근 증시 강세와 맞물려 보험을 해지한 가입자가 적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KB라이프 관계자는 “개별 상품의 해지율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 수익성 가정도 시험대보험업계에서 KB라이프 해지율에 주목하는 것은 보험료 납입 수년 뒤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 가운데 사실상 처음으로 실제 해지율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KB라이프가 비교적 이른 시기에 해당 구조의 상품을 내놓은 뒤 다른 생보사들도 경쟁적으로 유사한 상품을 선보였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자체적으로 설정한 해지율 가정을 토대로 상품 수익성을 계산해왔다. 이번에 KB라이프 상품에서 7년차 해지율이 처음 확인되면서 다른 보험사들이 적용한 가정이 적정한지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생긴 셈이다.
특히 실제 해지 비중이 예상보다 크게 높은 점이 변수다. 해지율은 보험사가 상품의 수익성을 계산할 때 사용하는 주요 가정 가운데 하나다. 보험사는 예상 해지율을 토대로 앞으로 들어올 보험료와 지급할 보험금·해약환급금 등 미래 현금흐름을 추정한다. 실제 해지율이 예상과 크게 다르면 당초 계산했던 현금흐름은 물론 상품 손익도 달라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생보사들을 대상으로 가입 후 7년이 되는 시점에 해지환급률이 100% 안팎에 도달하는 종신보험 상품에 대한 현황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해지율과 가정 차이가 보험계약마진(CSM)과 보험손익 등에 적절히 반영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유사 상품들도 7년 경과 시점에 들어서면 실제 해지율이 본격적으로 확인될 것”이라며 “KB라이프 사례가 향후 해지율 가정과 상품 수익성을 검증하는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미현/김수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