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르트 배달의 반전…알고보니 '우리동네 명예 공무원'

입력 2026-09-03 16:01
수정 2026-09-03 16:02

골목길을 누비며 발효유를 배달하던 hy의 '프레시 매니저'가 지역 복지 체계와 결합한다.

hy는 서울 은평구와 손잡고 관내 프레시 매니저 50명을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위촉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 6월 보건복지부와 체결한 사회적 고립 예방 업무협약(MOU)의 후속 조치로, 자치구 단위의 지역밀착형 복지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다.

협약에 따라 은평구 일대를 담당하는 프레시 매니저 50명은 정기 배송 과정에서 홀몸 어르신과 취약계층의 상태를 살핀다. 제품 미수령이 이어지거나 우편물이 쌓이는 등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주민센터 등 관계 기관에 알리는 역할을 맡는다. 현장 매니저 6명은 지역 복지 현안을 다루는 민관 기구인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으로 참여한다."문소리·걸음걸이만 봐도 안다"…평균 근속 12.5년의 현장망프레시 매니저 조직이 복지 현장의 대체 인력으로 주목받는 배경에는 특유의 높은 근속 연수와 대면 접점이 자리 잡고 있다.

전국 1만1000여 명에 달하는 프레시 매니저는 평균 활동 기간이 12.5년이며, 10년 이상 장기 근속자도 5600여 명에 달한다. 구역 변동이 잦은 일반 택배나 배달 라이더와 달리 한 지역을 장기간 고정적으로 오가며 이웃의 일상 변화를 감지하기 쉬운 구조다. 2014년 도입된 이동형 냉장 전동카트 '코코' 역시 좁은 골목길과 주택가 접근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배송망의 이러한 성격 덕에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협업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최근 경기 수원장안경찰서와 맺은 치안 안전망 협약처럼, 배송 중 범죄 의심 정황이나 교통사고 위험 요소를 112에 전달하는 민·경 협업 모델로도 보폭을 넓히는 추세다.1994년부터 이어진 방문 배달…고독사·1인 가구 시대 민관 협력 모델로
hy의 복지 연계는 1994년 서울 광진구에서 시작한 '홀몸노인 돌봄활동'에 기반을 둔다. 당시 1100여 명을 대상으로 시작된 사업은 현재 지자체와 복지재단 등 380여 개 기관과 손잡고 누적 6만4000여 명을 지원하는 규모로 늘었다. 누적 지원 금액은 220억 원을 넘어섰다.

1인 가구가 전체의 40%를 넘어서고 연간 고독사 사망자가 4000명에 육박하는 환경 변화도 배송망의 역할을 키운 배경이다. 공공 복지 인력의 한계가 지적되는 상황에서, 매일 가구를 대면 방문하는 유통 시스템이 사회적 고립을 막는 실무 창구로 쓰이고 있다.

김근현 hy 고객중심팀장은 "지역 사정을 잘 아는 프레시 매니저들이 일상적인 방문 과정에서 이웃의 작은 변화를 살피는 구조"라며 "은평구를 시작으로 여러 지자체와 협업을 이어가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