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주요 계열사 서비스를 묶는 통합 멤버십을 내놓는다. 5535만명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을 매개로 택시·쇼핑·음악·결제·콘텐츠를 연결해 카카오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전략이다. 카카오가 지난달 인적 분할을 발표하고 첫 행보다.
○월 구독료 내면 할인·적립
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르면 다음 달 ‘카카오 멤버십’ 베타(시험)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늦어도 연내 시범서비스를 선보인 뒤 내년에 정식 운영한다는 목표다. 카카오톡을 매개로 카카오가 보유한 계열사 주요 서비스를 연계하는 게 기본 콘셉트다.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리면서 계열사 간 시너지를 키우려는 전략에서다.
멤버십 참여 서비스 대상이나 혜택, 운영 방안은 아직 논의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양한 서비스와 혜택을 연계한 멤버십 서비스라는 큰 틀을 마련해놓고 구체적인 내용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가 멤버십에 담을 수 있는 서비스는 여럿이다. 택시(카카오모빌리티), 쇼핑(카카오쇼핑·카카오스타일), 멜론(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웹툰·카카오페이지(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유료 서비스가 후보다. 여기에 이모티콘(카카오톡)과 결제(카카오페이), 금융(카카오뱅크) 서비스까지 더할 여지도 있다.
멤버십은 월 구독료를 내는 형태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월 4900원)과 쿠팡 와우 멤버십(월 7890원)처럼 월 구독료를 내면 다양한 유료 서비스를 기본 제공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카카오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면 ‘카카오’ 이름이 붙은 주요 유료 서비스를 각각 이용할 때보다 혜택을 주겠다는 방침이다. 서비스 이용료를 할인해주거나 포인트를 더 적립해주는 식이다.
예컨대 택시 호출 때 할인이나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멜론이나 카카오웹툰 이용권을 제공하는 형태도 가능할 전망이다. 네이버처럼 쇼핑 결제 때 카카오페이 포인트를 더 얹어주는 방향도 논의하고 있다. 이 밖에 월 3900~6900원을 내야 하는 카카오톡 이모티콘 무제한 이용권도 기본 서비스로 거론된다.
추후 외부 플랫폼과 협업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쿠팡이츠와 손잡고 카카오톡 대화창 안에서 음식 추천부터 주문, 결제까지 연결하는 서비스를 추진 중이다. 오픈AI와도 카카오톡 기반 AI 서비스 협력을 진행 중이다. 챗GPT 등 AI 구독 서비스가 멤버십 혜택에 포함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각개전투 계열사 모은다카카오가 이 같은 서비스를 기획한 것은 ‘카카오 생태계’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그동안 카카오 브랜드로 누릴 수 있는 혜택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계열사 서비스의 연대감을 높일 방법을 고민한 끝에 멤버십 서비스를 준비하고 나섰다는 후문이다.
카카오가 이미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만큼, 이용자 수보다는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게 주요 과제로 꼽힌다. 카카오톡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올해 2분기 5534만6000명에 달한다. 1년 전보다 1.95% 증가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체류 시간을 늘리고 새 수익원을 확보하려면 멤버십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며 “이용자가 카카오라는 틀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이 늘어나면 브랜드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네이버와 토스가 각각 2020년, 2019년 일찌감치 멤버십을 출시하면서 쇼핑 영역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카카오톡 선물하기가 독점하다시피 했던 모바일 선물 영역에서도 균열이 생겼다. 네이버, 쿠팡, 토스 등이 선물하기 기능을 강화하면서 관련 수요가 분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월 구독료는 1만원을 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가 노리는 것은 월 구독료가 아니라, 멤버십 출범 후 그 생태계 내 소비가 확대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내년 1월 1일 존속법인인 카카오X와 신설법인인 카카오AI로 인적분할을 완료할 예정이다. 멤버십 서비스는 카카오AI가 맡아 내년부터 이용자를 본격 끌어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지은/유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