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케팅학회 산학포럼...“AI 시대, 산업 생태계 함께 변화해야”

입력 2026-09-02 14:35

인공지능(AI)이 소비자의 상품 탐색과 비교, 구매 결정 과정에 직접 관여하면서 유통·플랫폼 산업의 경쟁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소비자의 의도를 읽고 상품 추천과 결제까지 지원하는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가 확산하면서 기업의 데이터 활용 전략과 광고·마케팅 방식, 소비자 보호 체계도 함께 재편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마케팅학회는 최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AI 시대, 플랫폼 생태계 공진화’ 산학혁신포럼에서 AI 확산에 따른 유통·플랫폼 산업의 경쟁구조 변화와 기업의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고 2일 밝혔다. 학회와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가 공동 개최한 이번 포럼에는 유통, 플랫폼, 광고, 소비자 분야 전문가가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에이전틱 커머스 확산에 따른 기업 전략과 데이터 활용, 광고·마케팅 변화, 소비자 보호 방안 등을 논의했다.

에이전틱 커머스는 AI 에이전트가 소비자의 구매 의도를 파악해 상품을 탐색·비교하고 구매와 결제까지 수행하는 흐름을 말한다. 기존 전자상거래가 소비자가 플랫폼에서 직접 검색하고 선택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AI가 소비자와 플랫폼, 브랜드 사이에서 의사결정의 상당 부분을 보조하거나 대행하는 구조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유통기업과 플랫폼 기업의 경쟁 방식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플랫폼 노출 경쟁과 가격 비교, 광고 집행 중심의 기존 마케팅 전략만으로는 소비자의 선택을 확보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기업은 AI가 이해할 수 있는 상품 정보와 신뢰도 높은 데이터, 개인화된 추천 구조, 구매 이후 소비자 보호 체계를 함께 갖춰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한국마케팅학회는 산업계와 학계가 참여하는 산학 교류를 통해 AI 시대의 마케팅과 소비자 시장 변화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산업 현장의 대응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다. 정연승 한국마케팅학회장은 “AI 에이전트의 확산은 쇼핑 기술의 변화가 아니라 유통·플랫폼의 경쟁구조와 광고·마케팅, 소비자 보호, 데이터 전략과 정책·규제체계까지 함께 변화시키는 산업적 전환점”이라며 “특정 기업이나 플랫폼의 독자적 경쟁보다 AI 플랫폼, 유통기업, 브랜드, 소비자가 함께 가치를 만들어가는 생태계 공진화 관점에서 산업의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재 양성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장명균 호서대 교수는 “AI가 소비자의 정보 탐색과 상품 선택, 구매 과정에까지 관여하면서 기업의 마케팅 방식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며 “대학도 산업 변화에 맞춰 AI에 대한 이해와 현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함께 갖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