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음식점 바가지요금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하는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1일부터 공포·시행한다. 가격표 미게시와 표시 가격 초과 수수에 대해 1차 위반 시 즉시 영업정지 5일 처분을 내리는 '원스트라이크' 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서울 광장시장 같은 관광지 음식점의 바가지요금 적발이 이어지면서 실효성 있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잡은 광장시장에서는 최근까지도 바가지요금 논란이 반복됐다.
지난 4월 한 유튜버는 광장시장 노점에서 8000원짜리 순대를 주문했는데 상인이 임의로 고기를 섞어 제공하고 1만원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17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광장시장의 바가지요금 문제를 전국에 알렸다. 같은 영상에서 칼국수 가게 상인이 이미 사용한 면에 새 면을 섞어 제공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한 노점 상인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생수 1컵에 2000원을 받다가 적발돼 3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상인회는 노점 특성상 대용량 생수를 구입해 판매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 불만은 계속됐다.
이어 5월에는 '쓰레기통에서 꺼낸 얼음'이 논란이 됐다. 당시 JTBC '사건반장'은 광장시장 인근 카페에서 쓰레기통에 버려진 음료 컵에서 얼음을 꺼내 재사용하는 장면을 담은 제보를 공개했다. 또 다른 상인이 손님에게 제공하고 남은 썰어놓은 고추와 마늘을 다시 음식에 섞어서 팔고 있었던 것도 드러났다.
2024년에는 광장시장을 찾은 한 유튜버가 전집에서 1만5000원짜리 모둠전을 주문했는데 가격에 비해 양이 지나치게 적었다는 내용의 영상을 공개해 논란이 됐다. 해당 상인은 결국 상인회로부터 10일간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밖에도 카드결제 거부 등이 논란이 되자 종로구와 상인회는 2024년 8월 카드단말기를 설치하고 20개국 언어의 QR 메뉴판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카드 결제를 거부하는 상인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까지도 카드 단말기가 있음에도 "사용 방법을 모른다"며 계좌이체를 강요하는 노점이 적발되고 있다.
문제는 그동안 이런 적발이 반복돼도 실질적인 제재가 약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는 가격표를 게시하지 않거나 표시 가격보다 비싼 요금을 받다가 1차 적발돼도 '시정명령'에 그쳤다. 시정명령은 단순히 개선을 요청하는 수준으로 실질적인 영업상 타격이 없었다. 이 때문에 축제 시즌이나 관광성수기에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철 장사로 폭리를 취하는 '얌체 영업'을 막기가 어려웠다.
식약처 관계자는 "성수기나 지역 행사 때마다 바가지요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잇따랐지만 행정 제재가 시정명령 수준에 머물러 실효성이 떨어졌다"고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식약처가 새롭게 도입한 '원스트라이크' 개정안에는 1차 위반 시 즉시 '영업정지 5일' 처분을 내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의 시정명령에서 벗어나 실질적 영업 중단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2차 위반 시 영업정지 기간이 종전 7일에서 10일로 확대되며 3차 위반 시에는 20일까지 영업이 정지된다.
이는 지난 2월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바가지요금 근절 대책'의 후속 조치로, 당시 대책에서는 지방자치단체 합동점검과 신고 이용자 보상 확대 등을 포함했다.
식약처는 성실한 영업자의 행정 부담을 덜어주는 규제 완화책도 함께 시행한다.
즉석판매 제조가공업자가 덜어서 판매할 수 있는 식품에는 어육 제품, 식초, 전분이 추가됐다. 이는 중소 식품업체의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또한 영업장 내 영업신고증 보관 의무와 이를 위반했을 때 물리던 과태료 규정을 폐지했다. 영업허가·등록·신고사항을 변경할 때 관공서에 내야 하는 관련 서류 원본 제출 의무도 없앤다.
광장시장이 새로운 규정으로 바뀔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금까지 상인회의 자정 노력과 지자체의 규제에도 바가지요금과 위생 문제는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전통음식을 경험하게 해주는 광장시장이 일부 상인의 부정행위로 부정적 이미지를 갖게 되는 일이 사라지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