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서 韓기업 직원 2명 갱단에 납치…한 달 만에 석방

입력 2026-09-02 14:30
수정 2026-09-02 14:55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한국 기업 직원 2명이 무장 갱단에 납치됐다가 한 달여 만에 모두 풀려났다. 출근하던 중 피랍된 이들은 지난달 1명이 먼저 석방된 데 이어 1일(현지시간) 마지막 1명까지 무사히 풀려났다.

외교부는 2일 "지난 7월 31일 포르토프랭스에서 갱단에 납치됐던 현지 우리 기업 직원 2명이 모두 무사히 석방됐다"고 밝혔다. 1명은 지난달 18일 먼저 풀려났고 나머지 1명도 이달 1일 오후 석방됐다. 두 사람 모두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지난 7월 31일 아침 출근길에 벌어졌다. 현지에서 근무해 온 두 직원은 차량을 타고 회사로 향하던 중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당시 이들의 출퇴근을 경호하던 현지 경찰과 괴한들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고, 경찰관 1명이 총격으로 부상한 뒤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직원들이 평소 출근 시간이 지나도록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납치범들은 사건 발생 수시간 뒤 피랍자 가운데 한 명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회사 측에 연락해 몸값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요구 액수나 몸값 지급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회사 측은 현지 영사협력원을 통해 아이티를 관할하는 주도미니카공화국대사관에 사건을 알렸다.

정부는 사건을 인지한 직후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외교부 본부에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정부 합동신속대응팀을 현지에 급파했다. 사건 다음날인 지난달 1일에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상황점검회의도 열렸다. 정부는 아이티 경찰 등 관계 당국과 현지 우방국 외교단 등과 공조하며 석방을 지원했다.

다만 현지 치안 상황이 극도로 불안해 초기 대응에는 상당한 제약이 따랐다. 한국은 아이티에 상주 공관을 두지 않고 주도미니카공화국대사관이 아이티 업무를 겸임하고 있다. 사건 발생 당시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포르토프랭스로 곧바로 이동할 항공편이 없었고, 일부 육로는 갱단 영향권에 있어 정부 인력의 현장 접근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이티에서는 최근 수년간 갱단의 세력이 급속히 커지며 납치와 총격 등 강력범죄가 이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24년 5월부터 아이티를 여행금지국가로 지정하고 있다. 이번에 피랍된 두 국민은 기업 활동을 목적으로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아 현지에 체류하고 있었다.

외교부는 사건 발생 직후 현지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에게 안전지역으로 이동하고 불필요한 외부 이동을 최소화해달라고 당부했다. 외교부는 "유사 피해 재발 방지를 위해 현지 체류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