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건동홍'급 되나…'年 1000억' 잭팟에 입시판 요동 [이미경의 교육지책]

입력 2026-09-02 13:00
수정 2026-09-02 13:17

정부가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첫 지원 대상을 선정하면서 국립대 경쟁력 변화를 두고 수험생과 대학가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막대한 재정 지원을 바탕으로 거점국립대의 경쟁력이 높아질 경우 수도권 대학 중심의 기존 대학 서열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한편, 국립대 내부의 새로운 서열화와 국·사립대 간 격차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전날 ‘서울대 10개 만들기’의 첫 집중지원 대상으로 부산대·전남대·충남대 등 3곳을 선정했다. 이들 대학은 브랜드 단과대학·특성화 융합연구원·인공지능(AI) 거점대학 사업비 등 700억원을 지원받는다. 지원 기간은 5년이다. 여기에 일반재정지원비 200억~300억원을 더하면 대학당 연간 약 1000억원이 지원되는 셈이다. 거점국립대 지원 확대에 수험생도 촉각집중 지원을 계기로 거점국립대의 경쟁력과 입시 판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수험생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부산대는 서울의 ‘건동홍’급으로 올라설 것 같다”, “부산대와 경북대 간 격차가 벌어질 것 같다”, “권역별 대표 국립대가 더 뚜렷해지는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특히 최근 정부가 지방 국립대 등록금 지원 방침까지 내놓으면서 수험생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부산에 거주하는 수험생 강모양은 “비슷한 수준의 대학이라면 등록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고 정부 지원으로 교육·연구 여건도 좋아질 지역 거점국립대를 선택할 것 같다”며 “굳이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전에 거주하는 수험생 고모군도 “지역 국립대는 원래 등록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데 정부 지원까지 확대돼 대학의 경쟁력과 전망이 좋아진다면, 대학 지원 시 충분히 선택지로 고려할 만하다고 생각한다”며 “비슷한 수준의 대학이라면 수도권 대학만 고집하기보다 충남대 같은 지역 거점국립대도 함께 비교해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서울 지역 수험생들을 중심으로는 정부 지원 확대에도 여전히 ‘인서울 대학’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수험생 장모양은 “생활권이나 인턴·취업 준비 등을 생각하면 비슷한 수준의 대학이라도 굳이 지방으로 진학할 이유는 아직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문과생은 제조업보다는 다양한 업종의 사무·서비스 직군까지 폭넓게 고려해야 하는 만큼 취업 기회가 많은 서울에 있는 편이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서울 지역 수험생 이모군은 “정부 지원이 늘어난다고 해서 대학에 대한 인식이나 선호도가 바로 바뀌지는 않을 것 같다”며 “오랫동안 형성된 대학 인지도 등을 생각하면 아직은 서울에 있는 대학에 더 마음이 간다”고 전했다.
선별 지원에 ‘국립대 서열화’ 우려…사립대도 형평성 반발대학가에서는 일부 대학을 경쟁 방식으로 우선 선정한 것이 거점국립대 간 새로운 서열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정에서 제외된 A 거점국립대 교수는 “선정된 세 곳이 가장 경쟁력 있는 거점국립대라는 정부의 평가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며 “학생과 학부모, 기업도 선정 여부를 대학의 서열처럼 인식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B 국립대 관계자도 “선정 대학은 대규모 신규 사업과 우수 교원 채용, 연구 인프라 확충에 바로 나설 수 있지만 비선정 대학은 그만큼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립대에 지원이 집중되면서 사립대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영·호남 6개 사립대 교수단체는 지난 1일 공동 성명을 내고 정부의 국립대 중심 지원 정책이 지방 국립대와 사립대 간 격차를 키울 수 있다고 반발했다. 지방 사립대 역시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으로의 학생 유출이라는 같은 어려움을 겪는 만큼 설립 주체에 따른 차등 지원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교육부는 올해 3곳을 시작으로 다른 거점국립대에도 특성화 교육·연구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사립대를 포함한 다른 지역대학은 지역성장 인재양성체계 등을 통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