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정 실세' 현빈의 폭주…더 독해진 '메이드 인 코리아2'

입력 2026-09-02 12:38
수정 2026-09-02 12:43
"시즌1이 아이들의 싸움에 가까웠다면, 이번 시즌2는 어른들의 싸움 같은 느낌입니다."

우민호 감독이 한층 밀도 높아진 서사와 치열해진 권력 암투로 돌아온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주연을 맡은 현빈 역시 "더 많은 부와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갔음에도 백기태는 더 큰 욕망을 바란다"며 인물의 복합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2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우민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현빈, 정우성, 우도환, 서은수, 원지안, 정성일, 노재원, 차희 등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오는 9일 첫선을 보이는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전작 이후 9년의 시간이 흐른 격동의 1979년을 배경으로 삼는다. 더 거대한 야망을 품고 폭주하는 백기태(현빈)와 그를 무너뜨리려는 이들의 위태로운 행보를 그려낸 6부작 누아르 드라마다.

이번 시즌2는 2025년 디즈니+ 한국 오리지널 공개작 가운데 전 세계 최다 시청 1위를 기록하며 흥행 돌풍을 일으킨 전작의 서사 위에서 출발한다. 전작은 제62회 백상예술대상 방송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 2026 글로벌OTT어워즈 감독상과 남자 조연상, 제24회 디렉터스컷 어워즈 시리즈 부문 남자배우상 등 국내외 주요 시상식을 싹쓸이하며 작품성과 연기 앙상블을 고루 인정받았다. 9년의 세월이 흐른 지점을 다루는 이번 시즌2는 기존 인물들의 대담한 변화와 함께 새로운 인물들이 대거 합류하며 훨씬 더 입체적인 권력 지형도를 그려낸다.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시즌1이 쌓아 올린 견고한 세계관과 인물 관계 위에서 펼쳐지는 이번 최종장은 한층 강렬해진 속도감과 치밀한 전개를 자랑한다. 현빈이 "시즌2는 더 이상 어떤 역할들에 대한 소개나 상황에 대한 설명 없이 그냥 그 이야기에 훨씬 더 깊게 들어갈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전했듯, 전작을 통해 공들여 다져놓은 서사가 더욱 깊숙한 서스펜스로 이어질 전망이다.


시즌 2는 욕망의 정점을 향해 질주하는 백기태의 여정과 선과 악의 경계를 넘어 치닫는 권력의 정면충돌이 관전포인트다. 중정 부산지부 국장에서 차장을 거쳐 각하를 보좌하는 핵심으로 올라선 백기태는 절대 권력의 공백이 발생하자 이를 기회 삼아 부장 직무대행 자리까지 파고든다.

우민호 감독은 전작과의 차별점에 대해 "시즌1이 화마다 다른 에피소드로 구성됐다면, 시즌2는 단 하나의 서사로 1화부터 6화까지 내달리는 구조다"라고 부연했다. 이번 시즌2는 전편을 관통하는 일관된 톤앤매너를 구축해 6~7시간짜리 영화 한 편을 감상하는 듯한 압도적 미장센을 선사한다.

우 감독은 이번 작품이 10.26 사태를 핵심 모티브로 삼았음을 밝혔다. 1979년이라는 격동의 시기를 배경으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우 감독은 "대통령 암살과 그 빈 권좌를 차지하기 위한 권력 암투의 시대다. 실제 역사는 합동수사본부가 중앙정보부장을 체포하지만 '과연 중정이 당하고만 있었을까. 중정의 반격이 있지 않았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산의 부장들'과 '서울의 봄'이 사태의 핵심에 서 있던 인물들의 시각에서 전개된 작품이라면, 이번 시리즈는 가상 인물인 백기태와 장건영, 백기현 등 사건의 주변부에 위치한 이들을 중심으로 촬영했다"며 "동일한 사건이라 하더라도 시선에 따라 확연히 다르게 다가올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12.12 사태 이후의 이야기를 다룰 시즌3 제작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 이후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영화 '서울의 봄'이 있으니 보면 좋을 것 같다"며 "'서울의 봄'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님과 통화해본 적은 없지만 이야기가 이어지기 때문에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를 보신 후 '서울의 봄'을 보면 좋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시즌1에 이어 백기태 역으로 극을 이끄는 현빈은 "시즌2에서는 1에 비해 많은 부와 더 높은 자리까지 올라갔음에도 백기태라는 인물은 더 큰 욕망을 가지고 있고 더 높은 자리와 더 많은 부를 원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거침없이 올라가는 백기태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 나타나는 세력과 인물 간의 대립 사이에서 혼자 고독해질 때도, 외로울 때도 있고, 과감한 선택으로 위험해질 때도 있고, 그런 복합적인 면을 보여드리려고 신경 썼다"고 전했다.

전작의 흥행에 따른 부담감에 대해서는 "부담이 없진 않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시즌1을 좋게 봐주신 분들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이 2를 또 봐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 시즌1보다 훨씬 더 깊어진 이야기이고 1 때는 에피소드마다 인물들도 표현해 줬어야 하고 상황도 설명해야 했다면 2에서는 끝까지 한 이야기가 이어지니까 훨씬 더 몰입해서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기태의 폭주 앞에 강력한 대립각을 세우는 장건영 역의 정우성은 "감독님과 뒤에서 얘기했는데 늘 이런 자리는 떨린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캐릭터의 변화에 대해 "장건영이라는 인물은 내동댕이쳐진 인물이라 공적 정의감에서 사적인 복수심으로 전환되는 인물이다"라며 "자기의 사적 복수심이라는 걸 자각하지 못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방법이라는 자기합리화에 빠져서 백기태를 쫓고 그를 무너뜨리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영화 '서울의 봄'과 이번 시리즈에 모두 참여한 정우성은 우 감독의 '서울의 봄' 언급에 "당황스럽다"고 웃음을 안긴 뒤 "장건영은 9년의 세월을 거치며 공적 정의감에서 사적 복수심으로 전환된 인물이다. '서울의 봄'은 그 사건에 직접 개입했던 인물의 이야기지만 '메이드 인 코리아'에서는 가상의 캐릭터이기 때문에 배우로서 더 재미있고 자유롭게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이 형제 대립의 거대한 변수로 떠오른 보안사령부 중령 백기현 역의 우도환은 "시즌1에서의 어린 모습이 아닌, 자신이 말하고 행동하는 대로의 책임감을 느끼는 캐릭터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형의 그늘을 벗어나 자신만의 정점을 향해 나아가는 입체적인 연기를 예고했다.

여기에 부산지방검찰청 마약수사반 검사 오예진 역의 서은수는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이겨내고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검사로 성장해 9년 만에 장건영과 재회한다. 서은수는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진을 보내주셔서 머리를 따라 해봤다"라며 "감독님을 처음 봤을 때 살을 많이 뺀 상태였는데 여자 검사가 됐을 때는 조금 더 다부진 느낌이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원 없이 먹었다. 조금은 통통하게 나온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일본 암흑가 조직의 실세 로비스트 이케다 유지 역의 원지안은 보스 이케다의 후계자 자리를 노리며 화려한 스타일링과 장검 액션을 예고했다. 원지안은 "시즌2에서는 본격적으로 스스로의 욕망, 1인자가 되고 싶어 하는 그 욕망을 이루기 위해 움직이는 인물이다"라고 말해 색다른 카리스마를 기대하게 했다.

능청스러운 기회주의자 국장으로 거듭난 중정 부산지부 국장 표학수 역의 노재원은 가발 변신에 대해 "시즌2에서 국장이 되면서 표현 방식을 놓고 고민이 많았는데, 감독님께서 가발 아이디어를 내주셨다"고 밝혔으며, 이에 우 감독은 "지위는 높아졌지만 머리카락은 사라졌다"고 받아쳐 좌중을 폭소케 했다.

아울러 현빈과의 재호흡에 대해 노재원은 "선배님은 더 멋있어졌지만 저는 안 멋있어져서 괴로웠다"고 털어놓았고, 현빈 역시 "달라진 외형을 보고 조금 놀랐다"고 응수해 웃음을 더했다.

애국이라는 명분 아래 저마다의 욕망을 좇는 인물들이 펼치는 치밀한 수싸움과 거침없는 정면충돌. 더욱 위험해지고 한층 치열해진 인물 관계와 예측 불가능한 서사로 무장한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2'는 오는 9일 디즈니+에서 공개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