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천원?' 다이소도 아닌데…장 보러 마트 갔다가 '깜짝'

입력 2026-09-02 15:38
수정 2026-09-02 16:30
1000원 한 장이면 살 수 있는 상품이 부쩍 늘었다. 대형마트에선 480원짜리 빵과 탄산수, 900원대 두부·콩나물을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다. 편의점에 가면 990원에 싱싱한 채소를 살 수 있다. 고물가에 장보기가 부담스러워진 소비자를 잡기 위해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초저가 상품’을 늘리면서다. 상시 초저가 상품이 새로운 집객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 초저가에 꽂힌 유통가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초저가 자체브랜드(PB) ‘5K프라이스’ 출시 1주년을 맞아 상품군을 늘렸다. ‘옥수수 밀크롤’과 ‘스파클링워터 플레인·레몬’을 각각 400원대에 판매한다. 900원대 ‘국산콩 순두부’, 1900원대 ‘소고기라면’ 등 초저가 상품도 준비했다. 현재 5K프라이스의 판매 상품은 400여 종에 달한다.


5K프라이스는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초저가 PB다. 브랜드명부터 5000원을 의미하는 ‘5K’를 내세웠다. 모든 상품 가격을 5000원 이하로 책정하고 1~2인 가구가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소용량 상품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마트도 자체 PB ‘오늘좋은’을 통해 1000원 미만 식재료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난 7월 두부와 콩나물을 400g 용량에 각 980원에 출시했다. 1000원 이하 PB 상품은 올해 상반기 기준 92개로 지난해 70여 개보다 증가했다는 게 롯데마트 측 설명이다.

고물가에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지자 다이소처럼 가격 상한선을 명확히 제시한 전략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가 브랜드나 대용량 상품보다 당장 지출하는 금액이 적은 상품을 찾으면서다. 할인율을 크게 써 붙이는 대신 소비자가 브랜드나 매장 이름만 보고도 ‘싸다’고 인식하도록 만들어 집객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 PB 앞세워 소비자 발길 붙잡아편의점업계도 ‘1000원 벽’을 깨기 위한 경쟁이 한창이다. 업계에서는 초저가 PB가 단순한 가격 할인 상품을 넘어 고물가 시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핵심 전략이라고 본다.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고, 유통사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재방문율과 PB 매출 비중을 높일 수 있다.

GS25는 극가성비 PB인 ‘리얼프라이스’ 등을 운영하며 물티슈, 생수, 우유, 나물 등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선보였다. ‘리얼프라이스 980 우유’, ‘리얼프라이스 천냥 나물’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GS25는 먹거리부터 비식품까지 상품 라인업을 넓힐 예정이다. 편의점 CU는 ‘싱싱생생 990원 채소’ 등을 앞세워 초저가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1000원 이하 PB 상품만 50여 종에 달했다.

집객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초저가 상품이 필수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500원짜리 음료와 900원대 두부 한 개에서 큰 이익을 남기기보다 소비자가 해당 상품을 사기 위해 매장이나 앱에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초저가 상품을 사러 온 소비자가 다른 상품을 함께 구매하면 전체 객단가를 높일 수 있다.

기존 유통업계에도 ‘미끼상품’은 있었다. 대형마트가 계란이나 삼겹살 등 소비자가 가격에 민감한 상품을 일시적으로 싸게 판매해 고객을 끌어모으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이런 전략이 상시 초저가 PB라는 하나의 상품군으로 진화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정상가 1만원짜리 상품을 얼마나 할인할지 고민했지만 최근에는 기획 단계에서 1000원에 팔 상품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