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유통업체가 2일 개막한 미술 축제 프리즈 서울, 키아프 서울을 활용한 마케팅에 나섰다. 브랜드에 예술적 감성을 입혀 가치를 끌어올리는 ‘아트 마케팅’의 일환이다. 신세계그룹이 올해부터 유통사 가운데 처음으로 헤드라인 파트너로 나서면서 이들 행사를 활용한 마케팅이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성주그룹이 운영하는 독일 기반 패션 브랜드 MCM은 프리즈 서울 개막일에 맞춰 플래그십 매장인 서울 청담동 MCM HAUS에서 김창옥 작가의 전시 <김창옥: 위로의 흔적>을 열었다. 20년간 소통 전문가이자 방송인, 강사 등으로 활동해 온 김 작가의 첫 개인전이다. 김해리 MCM 대표는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원석과도 같은 작가를 발굴해 소개하는 큐레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대 초반 전성기를 누리다가 실적이 꺾인 MCM은 신진 예술가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제고에 나섰다.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가 서울에서 열리기 시작한 2022년부터 매년 행사 기간에 맞춰 특별 전시를 개최했다. 지난 3월에도 가구 디자이너이자 작가인 케빈 박과 협업 전시를 열었다. 김 대표는 “고객은 더 이상 상품 자체만 보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가 자신의 취향과 맞는지를 따진다”며 “오프라인 매장이 브랜드를 경험하고 체험하는 공간이 돼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스포츠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휠라는 올해 처음으로 프리즈 서울의 공식 파트너로 참여했다. 상반기 새롭게 선보인 연간 문화 마케팅 프로젝트 ‘휠라 꼴로레’의 일환이다. 휠라 꼴로레는 매년 한 가지 색상을 선택해 작가와 이 색상을 활용한 협업 작품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첫 번째 프로젝트의 테마 색상은 베스트셀러 제품인 ‘에샤페 실버문’의 은색으로 정했다. 휠라는 프리즈 서울 전시장에 라운지를 조성하고 공모로 선정한 작가 3인(지근욱, 김이웅, 사샤 노드마이어)의 작품을 전시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산하 명품 브랜드 로에베는 박종진 작가의 작품 20여 점(사진)을 프리즈 서울 현장에서 선보였다. 로에베는 2016년부터 재단을 통해 공예상을 제정해 예술 마케팅을 펼쳐왔다. 박 작가는 올해의 수상자다.
패션·유통기업이 아트 마케팅을 점차 고도화하는 것은 문화 콘텐츠를 통한 경험이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해서다. 신세계그룹은 향후 5년간 프리즈 서울과 파트너십을 이어가기로 했다. 전시장에 신세계 VIP 전용 라운지를 마련하고, 프랑스 작가 폴 콕스의 작품 336점을 한데 모은 특별전을 열었다. 2022년부터 5년 연속 키아프 서울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는 현대백화점도 현장에서 VIP 전용 라운지를 운영한다. CJ그룹은 이날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문화예술계 인사 400여 명을 초청해 전야제 행사인 ‘CJ 나이트 인 셀러브레이션 오브 프리즈 서울’을 주관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