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비거주 1주택자 대상 종합부동산세 강화와 관련해 “큰 틀은 그대로 가면서도 합리적인 의견이 있다면 계속 수정할 수 있다”고 2일 밝혔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넘겨받은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추가 수정을 예고했다.◇“실거주에 확실한 혜택”이 후보자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거주 중심의 주택 문화를 만들고 부동산 공급을 확대하는 등 틀은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일리 있는 지적이 있다면 수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전날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12억원으로 유지하는 내용을 담은 세제 개편 정부안을 확정했다. 지난달 3일 세제 개편안에서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되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했지만 비거주 1주택자를 향한 과도한 차별이라는 비판이 커지자 발표 29일 만에 물러섰다. 다만 실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은 예정대로 14억원으로 높여 차등 원칙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 후보자는 “실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차등을 완화하되 차이는 둬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14억원(실거주자)과 12억원(비거주자)의 구분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거주 기본공제액은 유지하되 실거주엔 확실한 혜택을 줘 실거주 중심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주택 공급과 관련해 “국민들이 집을 잘 구할 수 있도록 공급을 늘리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책”이라며 “공급을 늘릴 수만 있다면 세제든 금융이든 가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세제 개편안의 추가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당 간사인 오기형 민주당 의원은 2일 라디오에서 “당의 문제의식 일부는 반영됐지만 다 반영됐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오 의원은 “1가구 비거주 문제는 좀 더 상황을 봐야 한다”며 “임대사업자 부분도 좀 더 의견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종부세와 관련해 “예측 가능성 또는 수용성 측면에서 바라보게 된다”며 “종부세 논쟁이 과세 정상화와 배치된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물가가 경제팀 성적표”이 후보자는 취임하면 물가 안정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장바구니 물가가 경제팀의 성적표라는 마음가짐으로 물가 안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당장 추석 물가 대책에서 추가로 공급을 늘린다든지 할인을 더 한다든지 찾아내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확장 재정이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통화당국이 적절히 총수요를 관리하는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고 있다”며 “재정 정책은 선별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타기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가는 물가의 굉장히 중요한 변수”라며 “(중동 전쟁) 해소 국면에 접어들면 물가 상승 압력은 약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가 누르기’와 관련해선 “상속·증여세법 개정만으로 주가 누르기를 해소할 수 있느냐는 고민이 있다”고 했다. 정부는 세제 개편안에 ‘최근 6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별 하위 10~25%에 머문 상장사’를 주가 누르기 기업으로 간주해 세 부담을 높이는 안을 담았다. 이 후보자는 궁극적으로 ‘베어허그(bear hug)’ 전략 제도화 등 자본시장의 종합적인 발전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어허그는 인수 희망자가 이사회에 ‘시가보다 높은 가격에 주식을 사겠다’고 공개 제안하는 적대적 M&A 방식이다.
이 후보자는 가칭 ‘경제현안간담회’를 신설해 부처 간 이견이 첨예하고 파급력이 큰 핵심 사안은 관계부처 장관과 청와대가 수시로 모여 의견을 조율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는 “신속하고 긴밀하게 의견을 조율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김일규/최해련/정희원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