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株만 믿었던 월가…모멘텀 투자 '최악 성적' 위기

입력 2026-09-02 17:30
한국경제신문의 투자 전문 유료 플랫폼 '한경 프리미엄9'(www.hankyung.com/premium9)에 실린 기사입니다. '한경 프리미엄9'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글로벌 투자 기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르는 종목을 사고 부진한 종목을 공매도하는 모멘텀 투자가 지난 7월 이후 급격히 흔들리며 인공지능(AI)·반도체 강세주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7월 이후 S&P500지수는 2.8% 올랐지만, S&P500모멘텀지수는 9% 넘게 떨어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7월 모멘텀 전략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 이후 가장 큰 손실을 냈다고 집계했다. 이달까지 지속될 경우 모멘텀지수는 25년 만에 시장 대비 가장 부진한 분기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멘텀 투자자는 올해 엔비디아와 AMD, 마이크론 등 AI 수혜주를 사고 AI 확산의 피해가 예상되는 종목을 공매도했다. 이에 힘입어 S&P500모멘텀지수는 올 2분기에만 44% 올라 분기 기준 사상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상승률도 133%로 시장 전체 수익률의 두 배에 육박했다.

그러나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자금이 불어날수록 흐름이 뒤집힐 때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위험도 커졌다. 최근 반전의 계기는 공매도가 몰리던 바이오주의 급등이다. 모더나는 머크와 공동 개발한 암 백신에서 긍정적인 소식이 나오자 8월에만 약 150% 뛰었다. 해당 종목 주가 하락에 베팅한 퀀트 펀드와 헤지펀드가 손실을 줄이려고 서둘러 주식을 되사면서 상승세가 증폭됐다.

최근 기존 강세주의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투기적 투자자의 나스닥100 선물 순매도가 최근 20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불어났다. 시장 지수는 오르지만, 종목별로 승자와 패자가 빠르게 뒤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세성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