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조 제국' 물려받나…젠슨 황 옆에 선 여성의 정체

입력 2026-09-01 21:26
수정 2026-09-01 21:46

'5조달러 제국'을 일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후계자로 딸 매디슨 황(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이사)을 주목하는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황 CEO가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황 수석 이사가 아버지와 함께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잦아진 데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먹거리인 '피지컬 AI' 사업에서 존재감을 키워서다.

1일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는 '젠슨 황의 딸, 엔비디아의 떠오르는 스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황 수석이사가 5조달러 규모 '엔비디아 제국'을 물려받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황 수석이사는 지난달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로봇대회에 아버지인 황 CEO와 동행했다. 올해 들어선 지난 5월 대만 타이베이 라오허 야시장을 방문했고 지난 6월엔 한국을 찾는 등 최소 세 차례 황 CEO와 함께 언론에 포착됐다.

황 수석이사는 세계로봇대회를 하루 앞둔 지난달 18일 엔비디아 대표 자격으로 서울 양재동 LG 데이터 팩토리를 찾았다. 그는 현재 엔비디아에서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부문 수석이사로 일하면서 회사의 글로벌 피지컬 AI 전략을 구체화하는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

황 수석이사의 이력은 '반도체 기업 경영자 자녀' 타이틀과 거리가 있었다.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미슐랭 2스타 식당에서 근무한 뒤 2015년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에 합류해 마케팅·제품 개발을 담당했다. 이후 2019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AI 단기과정을 이수한 뒤 2020년 엔비디아 마케팅 부문 인턴으로 입사했고 같은 해 정규직이 됐다.

황 수석이사는 옴니버스·로보틱스 부문으로 옮긴 다음 빠르게 승진했다. 2024년 대만 컴퓨텍스에 황 CEO, 오빠인 스펜서 황과 함께 등장했고 지난해 3월 수석이사로 진급했다.

엔비디아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황 수석이사의 연봉은 2021년 16만달러에서 지난해 100만달러 이상으로 늘었다. 그레그 에스테스 전 엔비디아 부사장은 "매디슨이 젠슨 황의 딸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핵심은 그가 매우 근면하고 업무 능력이 뛰어나며 회사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아버지를 닮은 업무 방식, 공개 활동 증가 등을 근거로 황 CEO가 딸인 황 수석이사에게 승계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황 CEO는 후계자를 발표하지 않은 상태로 아직 은퇴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베트남 매체가 엔비디아의 차기 리더십에 주목하는 배경은 현지에서 회사 영향력이 커져서다. 엔비디아는 베트남 정보기술(IT) 기업 FPT와 AI 팩토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FPT가 2억달러 투자를 추진하고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기업에 GPU 클라우드와 AI 모델 학습·추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FPT는 올해 엔비디아의 블랙웰 울트라 기반 HGX B300을 베트남에서 처음 도입했다. 시스템 한 대엔 GPU 8개가 탑재된다. FPT에 따르면 베트남·일본 AI 팩토리 두 곳의 가동률은 지난 6월 기준 90%를 넘어섰고 올 2분기를 기점으로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20일 베트남 정부에 국가 차원의 AI 컴퓨팅 역량 확충 계획도 제안했다. 현재 베트남이 보유한 GPU는 약 1만~1만5000개로 추산된다. 엔비디아가 현지 기업용 인프라에서 국가 단위 AI 생태계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구상을 내놓으면서 황 CEO 이후 회사를 이끌 리더십도 베트남 산업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