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영 해운 대기업 코스코가 선박에 은밀한 장비를 설치해 미국 등 목표 국가 해안선 인근에서 군사 통신을 도청하고 있다고 미국 정부 고위관리가 밝혔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두 고위관리는 중국의 국영 해운기업인 코스코(COSCO)가 중국 정부와 수십 년간 정보 수집 협력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밝혔다. 이 협력 관계를 통해 중국은 북미, 아시아, 유럽 전역에서 운항하는 선박과 항공기의 통신 신호를 수집해왔다고 설명했다.
한 관계자는 "코스코의 선박들에 탑재된 첨단 장비는 중국이 '군사 통신 기술 및 암호화 개발'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용도”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중국 당국이 주요 해상 운송로와 무역 및 군사 항해에 중요한 해상 항로를 감시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현재도 코스코는 수많은 선박을 미국 항만에 기항하고 있으며 미국 항만에서 컨테이너선을 위한 여러 터미널 서비스 합작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코스코 선박들이 사용했다고 알려진 장비의 종류에 대해서는 자세히 밝히지 않았으나 이 장비들이 일반적인 통신 장비가 아니라 "정교한 신호 정보 수집"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베이징이 이렇게 얻은 정보를 영토 분쟁에서 자국의 입지를 강화하고 외국 군사 목표물에 대한 해상 정찰 및 조기 경보 정보에 활용한다고 말했다.
코스코는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으며,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은 미국의 주장을 부인했다. 주미 중국 대사관은 "근거 없는 '정보 수집'이라는 이야기를 퍼뜨려 중국을 비방하는데 반대한다”고 언급했다.
2025년 4월 미국 해군 전쟁대학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PLA)은 정보 수집 및 감시를 위해 자국의 어선단과 상선단을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방부는 2025년 1월 코스코를 중국 군부와 연관된 기업 목록에 올렸다. 이는 미국 정부의 조달 금지 조치를 수반하지만 공식적인 제재 대상은 아니다.
중국 국내 법률은 중국 기업들이 정부의 정보 활동을 지원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침체된 미국 조선 및 해양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지난 해 코스코를 포함한 중국 해운 회사들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항만 사용료를 부과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시진핑 주석과 1년간의 무역 전쟁 완화 합의에 도달하면서 이 계획은 1년간 잠정 중단됐다. 이 합의는 11월에 만료된다. 9월에 있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양국 정상 회담에서는 이 중단조치의 연장 여부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존스 홉킨스 고등국제연구대학원의 중국 해양 전략 전문가인 아이작 카돈은 코스코가 미국 무역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만큼 미국 정부가 안보 우려를 단호하게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코를 공급망과 운송망에서 제외하는 것은 미국 무역 네트워크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