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나랏빚 1500조…李정부 마지막해 지출은 1000조 넘는다

입력 2026-09-01 17:52
수정 2026-09-02 01:04
이재명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30년에는 재정지출이 10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적극 재정을 강조하는 정부 예산안 기조가 이어지면서다. 그럼에도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힘입어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0% 이내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꺾이면 재정수지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령화에 따른 복지 지출 증가는 확정적이지만, 세수 증가세가 장기간 이어질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재정지출 3년 뒤 900조원기획예산처가 1일 발표한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의 재정지출 규모는 내년 820조9000억원, 2029년 957조4000억원을 거쳐 2030년에는 1005조2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지난 5년과 앞으로 5년간 재정지출이 늘어나는 속도를 비교해보면, 향후 5년의 증가 폭이 두 배 가까이 크다. 2021년 558조원이던 정부 재정지출 규모는 2025년 673조3000억원으로 5년간 20.6% 늘어났다. 올해 727조9000억원인 정부 지출은 2030년까지 38.1% 급증한다.


지출의 절반 이상은 ‘의무지출’이다. 의무지출이란 기초연금,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법에 정해진 기준에 따라 기계적으로 나가는 지출을 뜻한다. 유례없는 저출생·고령화로 복지지출이 증가하면서 올해 387조7000억원인 의무지출 총액은 2030년 537조9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관계자는 “2030년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130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며 “내년 복지 예산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는 항목도 고령자 70%에게 일괄적으로 지급하는 기초연금”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저성장, 양극화에 대응하기 위한 재량지출도 지속적으로 늘린다. 임영진 예산처 재정혁신정책관은 “2026~2027년 확대된 국세수입을 바탕으로 선제적이고 확장적으로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정수지 전망치는 견조‘역대급’ 지출 증가에도 재정수지 전망치는 견조하다. GDP 증가의 영향이 가장 크다. 정부는 반도체 호조가 이어지면서 국세수입이 증가하고, 덩달아 중기 재정수지도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목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 전망치는 내년 0.1%, 2028년 1.5%, 2029년 2.5%, 2030년 2.9%로 이재명 정부 임기 내내 3% 이내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리재정수지란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기금수지를 제외한 금액으로, 실질적 정부의 살림 현황을 보여준다.

국가채무는 내년 1500조원을 넘긴 뒤 2030년 1734조1000억원까지 불어나지만, 같은 기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8.3%에서 49%로 상승하는 데 그친다. 지난해 8월 ‘2025~2029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발표했을 땐 2029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58%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반도체 사이클에 따른 GDP 및 국세수입 증가를 반영하면서 해당 전망치가 1년 만에 10%포인트가량 낮아졌다.

다만 반도체 사이클이 꺾이면 세수가 예상보다 빠르게 줄어들어 재정수지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금의 재정수지 전망은 2028년 이후에도 매년 경상성장률이 3%를 기록해 법인세 수입 등이 증가할 것을 전제로 계산됐다. 이에 대해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반도체 사이클이 언제 끝날지, 끝난다면 성장률이 얼마로 떨어질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며 “지난 10년간 세수 탄성치(국세수입 증가율/GDP 증가율) 가운데 낮은 수준을 적용해 보수적으로 추산했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