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네팔·중국 접경 대홍수와 관련해 중국 당국이 티베트(시짱)자치구 지역의 피해 규모를 축소·은폐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관련 온라인 게시물을 검열해 유언비어로 규정하고, 처벌에 나서는 식이다.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국제티베트운동(ICT)은 소식통들을 통해 이번 재해 관련 실제 사상자 수가 중국 당국의 집계 발표보다 많고, 주택도 최소 300채가 파괴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중국 당국은 지난달 29일 기준 티베트 르카쩌시 지룽현 토석류(土石流) 피해와 관련해 사망자는 16명, 실종자는 546명(외국인 261명)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약 0.7㎢에 걸쳐 건물 27채와 부대시설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텐초 가쵸 ICT 회장은 가디언에 "네팔에서 보이는 상황은 티베트에서 무엇이 은폐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며 "살레, 세르충, 라비, 리지 등 4개 마을이 가장 큰 피해를 본 곳에 포함되며 약 300채의 주택이 파괴된 것으로 전해졌고 여전히 많은 사람이 실종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지에서 수집할 수 있는 극히 적은 정보에 따르면 피해자 수는 중국 당국이 발표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국 내에서는 관영매체의 공식 보도 외에 재난 규모와 이후 상황에 대한 비공식적인 정보는 거의 전해지지 않고 있다고 가디언은 짚었다.
인권단체들은 국경 양쪽(중국과 네팔)에서 공개되는 정보의 양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봤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마야 왕은 "중국 정부는 본능적으로 늘 상황을 통제하려 하고 자신들이 매우 효율적인 정부라는 논리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참혹한 현장의 사진이나 영상은 물론 증언 등이 온라인을 통해 삽시간에 퍼지지만, 티베트는 그러지 않았다. 이는 중국 당국에 의해 엄격히 검열된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방송 BBC는 검열이 엄격한 중국 온라인에서는 재난 현장을 포착한 영상을 거의 볼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외국 언론인은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 티베트에 들어갈 수 없다"며 "이처럼 큰 사건이 벌어지면 온라인에서 영상이 삭제되기 전까지 불과 몇 시간 사이에 최대한 많은 정보를 확보해야만 한다"고 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관영매체 보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참사의 실상보다는 구조 활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BBC는 지난 29일 중국 관영매체가 공개한 영상에서 구조대원들이 진흙과 암석으로 뒤덮인 황폐한 현장을 돌아다니며 갇혀 있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나왔으나 인명피해가 발생한 당시나 직후의 모습은 없었다고 짚었다. 또한 생존자들의 목소리는 물론 실종자들을 애타게 찾는 가족들의 이야기도 전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재난 영상을 검열하고 실종자 수를 축소 발표했다는 의혹에 대해 "중국 측은 투명하고 신속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며 "재난을 이용해 악의적으로 중국을 흠집 내고 선동하는 행위는 민심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온라인상에서 이른바 '가짜 뉴스'를 퍼뜨린 이들에 대한 처벌 소식을 발 빠르게 공개했다. 시짱공안기관은 '중국 쪽에서 이미 3천명이 넘게 사망했다', '수천명이 순식간에 목숨을 잃었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퍼뜨린 네티즌 10명에 대해 행정처벌을 내렸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