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과 연구기관의 연구·개발(R&D) 역량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연구실 기술을 사업으로 연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다. 딥테크 액셀러레이터(AC)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이끌고 있는 이용관 대표(사진)는 이 간극을 좁히는 전문가로 통한다.
이 대표는 KAIST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다. 플라즈마 관련 연구로 박사 과정을 밟던 2000년 플라즈마트를 창업했고,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MKS인스트루먼트에 회사를 매각했다. 매각 이후에는 수많은 기술 스타트업이 자문을 받기 위해 이 대표를 찾았다. 이 대표는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좋은 기술을 보유했음에도 사업에 실패하는 스타트업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초기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멘토링하는 AC를 설립하게 설립했다”고 했다.
2024년 코스닥에 상장한 토모큐브가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대표 포트폴리오로 꼽힌다. 토모큐브는 현미경에 광학필터와 컴퓨터 모듈을 붙여 세포를 3차원으로 관찰하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었다. 이 대표는 광학필터만으론 사업을 키우기 어렵다고 판단, 질병 진단 장비를 개발하는 연구팀을 연결했다. 이 대표는 “협업이 시작된 후 6개월 만에 시제품이 나왔다”며 “처음 투자할 때 10억원이었던 기업가치가 10억원이었는데 2000억원 선으로 커졌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핵융합과 수전해, 양자컴퓨터, 로봇 등 다양한 분야 딥테크 스타트업에 주목하고 있다.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기술 과제들을 단계별로 나누고 이에 필요한 인재와 자본을 연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런 성장 공식을 ‘공학적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기술사업화 종합전문회사에도 선정됐다.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이 보유한 기술을 발굴해 사업화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게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역할이다.
이 회사는 코스닥 상장도 재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2020년과 2023년 두 차례 상장을 추진했지만 모두 자진 철회했다. 당시에는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AC라는 업종에 대한 시장의 이해도가 낮았지만 최근들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대표는 “국민성장펀드가 등장하면서 기술기업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며 “몸집을 불릴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남준우 기자 njw0825@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