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비주력 사업과 유휴자산을 잇달아 매각하며 올 들어 1조7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했다.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가 붙으며 그룹의 수익성과 재무 건전성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미국계 글로벌 사모펀드(PEF)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의 롯데렌탈 주식 취득을 승인했다고 1일 밝혔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11일 TPG에 국내 렌터카 1위 업체인 롯데렌탈 경영권 지분 61.2%를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이 보유한 지분 전량이 대상이다. 매각가는 주당 5만9000원으로 총 1조3105억원이다.
공정위는 TPG와 롯데렌탈의 사업 영역이 달라 기업결합에 따른 경쟁 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롯데그룹은 임시 주주총회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오는 10월 거래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롯데렌탈뿐 아니라 비주력 사업과 유휴자산을 잇달아 처분하고 있다. 올해 진행한 비주력 사업 지분 및 자산 매각 규모만 약 1조7300억원에 달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5월 자회사 롯데에코월 지분 90%를 PEF 릴슨프라이빗에쿼티에 1708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쇼핑과 롯데웰푸드가 보유한 경기 분당물류센터는 1311억원에 매각했다. 롯데마트 경기 킨텍스점과 롯데네슬레코리아 충북 청주공장 및 부지는 각각 820억원, 347억원에 처분했다. 수익성과 활용도가 떨어지는 자산은 팔아 현금화하고 핵심 사업에 재원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렌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호텔롯데와 롯데호텔부산의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한다. 호텔롯데는 차입 부담을 낮춰 금융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국내 주요 호텔 리뉴얼과 프리미엄 브랜드 경쟁력 강화 등에 투자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날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한 통합법인 H&L어드밴스드를 출범시켰다. 전남광주 여수공장도 7월 사업 재편 계획을 승인받은 뒤 관계사와 통합 운영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비주력 자산을 매각해 재무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석유화학 사업은 통폐합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주요 계열사의 실적 호조도 재무 구조 개선에 기여했다. 올 상반기 롯데쇼핑 영업이익은 백화점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작년 동기 대비 81.5% 늘어난 3428억원을 기록했다. 호텔과 면세점이 동반 성장한 호텔롯데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35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3억원)의 세 배를 넘어섰다.
롯데웰푸드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글로벌 사업 확대에 힘입어 1005억원으로 98.1% 증가했다. 롯데건설은 사업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이 성과를 내면서 전년 동기 대비 네 배 이상 늘어난 172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류은혁/박종관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