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압구정2구역과 서초구 신반포2차 등 조합이 설립된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가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을 서두르면서 입주권을 넘기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다시 제한될 전망이다. 사업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호재지만, 매수·매도자 입장에선 그동안 가능하던 지위 승계 거래 기한이 종료된다는 의미다. 최근 절세 목적의 급매물이 나오고, 막판 거래도 늘고 있다. ◇좁아지는 조합원 지위 양도1일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조합은 다음달 19일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위한 총회를 연다. 사업시행계획은 정비사업의 설계도이자 실행 계획이다. 신반포2차는 지하 4층~최고 48층, 12개 동, 2056가구 규모로 재건축하는 내용으로 서울시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조합은 총회 이후 10월께 관할 구청에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사업은 조합 설립 인가와 동시에 원칙적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다. 다만 3년 이상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하지 않으면 3년 이상 보유한 조합원에 한해 양도가 허용된다. 2020년 11월 조합이 설립된 신반포2차는 약 5년9개월이 지나 이 요건을 충족했다.
서울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사업시행계획 인가 절차에 들어가는 단지도 늘고 있다. 압구정2구역은 10월 총회, 11월 인가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단지는 2021년 조합 설립 이후 2024년부터 지위 양도 제한이 풀린 곳이다. 송파구 잠실동 우성1·2·3차도 하반기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용산구 이촌동 왕궁, 서초구 서초동 진흥도 준비하고 있다.
강동구 삼익맨션,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공작 등은 올해 인가 신청을 마쳤다. 내년에는 압구정3·4구역, 강동구 삼익그린2차, 서초구 방배신삼호·신반포7차 등이 뒤따를 예정이다.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 조합원 지위 승계가 가능한 매물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향후에는 10년 보유·5년 거주, 세대원 전원 해외 체류, 경·공매 등 제한적 요건을 충족한 경우에만 양도가 허용된다. ◇신반포2차, 급매 쏟아져인가 신청이 임박한 신반포2차에서는 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기준 매물은 461건으로,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약 32% 증가했다. 전용면적 107㎡는 45억99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지난 7월 실거래가(56억2000만원) 대비 약 10억원 낮은 급매도 등장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세금과 추가 분담금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지위 양도가 가능한 시점에 매도를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압구정2구역 현대 전용 182㎡ 역시 최근 호가가 87억9000만원까지 내려오며, 7월 실거래가(112억5000만원) 대비 큰 폭으로 낮아졌다.
사업시행계획 인가 3년 이내에 착공하지 못해 조합원 지위를 쉽게 넘길 수 있는 곳도 있다. 서초구 방배13·14구역은 2017년 인가 이후 장기간 착공이 지연됐지만, 착공이 임박하자 입주권 급매가 늘어나는 추세다. 강서구 방화5구역, 강남구 일원개포한신·도곡개포한신 등도 내년 상반기 착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주 완료 후 멸실된 단지는 담보가치가 낮아 대출이 어려워 자금 조달 부담이 크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사업시행계획 인가와 착공 모두 신청일을 기준으로 지위 양도 규제가 강화된다”며 “매수자는 그 이전에 등기 접수를 마쳐야 현금청산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