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외국인이 한꺼번에 국민연금을 추납한 뒤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는 현행 제도를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국내에서 단 한 달만 국민연금에 가입한 뒤 119개월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고 평생 노령연금을 받는 외국인 사례가 잇따르면서다. 이 대통령은 "가능하면 국회까지 안 가고 시행령이나 시행지침이나 이런 하위법규로 처리하는 방법도 검토를 좀 해보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추납 제도에 국가 간 상호주의를 적용할 수 있는 개정을 신속하게 하겠다"고 보고하자 이같이 답했다.
이 대통령은 "상호주의 적용, 그러니까 다른 나라에서는 안 해주는데 우리나라만 해줄 의무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더군다나 국가 재정, 국민 세금이 지출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노령연금을 받기 위해서는 가입 기간을 10년(120개월) 이상 채워야 한다. 하지만 추납 제도로 외국인이 국내에서 짧은 기간 근무한 뒤 가입 기간을 채울 경우 장기간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외국인들이 한 달만 국민연금에 가입한 뒤 119개월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내고 평생 노령연금을 받는 식이다. 이들 중에는 부양가족 연금까지 신청해 연가 70만원 이상을 추가로 지급받기도 했다. 각각 추후납부 제도와 부양가족 연금 제도를 악용한 사례다.
실제 외국인의 국민연금 추납 신청은 빠르게 증가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추납 신청 건수는 2023년 530건에서 2024년 848건, 2025년 1517건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미 994건이 접수됐다.
이 대통령은 "저는 외국인에게 이런 혜택을 주는 게 예외라고 보여진다"며 "그 (국가 간 상호주의) 예외를 인정하기 위해서 법이 필요하다는 것 좀 납득이 안 되니까 한번 점검해 보시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조원철 법제처장은 "원래는 입법이 꼭 필요한 건 아닌데 지금 상호주의를 적용하는 항목들에 대한 이미 규정이 있다"면서 "반대해석으로 그 외에는 상호주의가 적용이 안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기존의 법률에 있는 것을 바꾸는 게 되고 입법 사항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