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검찰 수사권 폐지 이후 경찰의 불송치 사건을 어떻게 통제할지를 공소청 출범의 핵심 과제로 지목했다. 경찰이 수사한 사건을 불송치한 뒤 공소청으로 기록만 넘기는 현재의 제도만으로는 부실 수사나 사건 암장을 막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수사준칙을 완성도 있게 만들도록 주문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법무부가 준비한 수사 준칙 개정과 관련해 "수사기관의 불송치 결정이 내용상으로 부당할 경우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공소청의 핵심 과제"라고 당부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내달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출범과 함께 검사의 수사권 및 수사지휘권이 완전 폐지된 이후 '사건 암장' 혹은 부실 처리의 우려가 커지지 않도록 수사준칙을 완성도 있게 만들도록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경찰은 모든 사건 정보를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입력해야 한다. 불송치 사건은 관련 기록을 90일 이내에 공소청으로 송부해야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검찰 입장에서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불송치 사건에 대해서는 관심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처리가 부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정성호 당시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5일 이 대통령에게 "경찰의 불송치 송부 사건이 공소청으로 넘어와도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했다. 경찰이 불송치 사건의 기록을 보내더라도 검사 입장에서는 자신의 담당 사건이 아니기 때문에 들여다볼 유인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당시 이 대통령은 "경찰이 (공소청에) 송부하게 돼 있으면 검사가 보는 게 금지는 아니니 담당을 정해서 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나 정 장관은 그렇게 할 경우 송치된 사건의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 역시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은 기록만 받아보게 돼 기록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불송치 사건에 대한 '사후 통제'를 어떻게 설계할지가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모든 불송치 사건을 공소청에서 들여다볼 경우 기소·공소 유지 업무가 지연될 수 있고, 반대로 경찰의 판단에 사실상 맡길 경우 부실 수사나 사건 암장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워서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에 이어 이날 다시 불송치 사건의 처리 방안을 주문한 것도 이 같은 제도적 공백에 대한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